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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장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옴딱지 떼듯한다더니, 때없이 옴딱지가 세상을 덮고 있다. 아픈것은 참을 수 있지만 가려운 것은 견디기 어렵다. 옴이 무섭고 지겨운 것은 그 때문이다. 오죽하면 『옴딱지 뗀다』는 속담까지 나왔을까.
옴은 중국에서 개선·개창·충개라 한다. 모두 옴벌레인 개선충이 옮기기 때문이다. 인류는 옴벌레를 절멸시킬 기회가 일찌기 있었다. DDT의 사용이다.
그러나 이 DDT가 익충까지 무차별로 죽여 없애 미국 FDA는 사용을 금지시킨 바 있다. 그 후로 옴은 지역적으로 집단 발생하는 예가 가끔 있어 왔다.
옴은 교통이 발달하고 대인접촉이 많을수록 더욱 번진다. 그래서 성인질환(sexuality transmitted diseases)의 하나로 꼽는다.
대인접촉은 현대생활에선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다. 여행·기숙사·합숙 등. 옴은 특히 밀집도에 따라 전염도 빠르다. 이번 경우도 청주보다는 원주가 더 심한 것으로 보고됐다.
옴은 잠복기간이 한달 가량이다. 다른 전염병과 달라 환자와 접촉하고도 전염사실을 모르니까 더 위험하다. 옴벌레는 성충이라야 크기가 0·45mm밖에 안 된다. 이·벼룩보다도 눈에 띄기가 어렵다. 예방주사도 없다. 발진후에야 알 수 있다. 옴벌레는 겨울철에 더 흔한데도 옴 자체는 여름철에 더 문제가 된다.
일단 옴이 옮으면 전신에 약을 발라야 한다. 충부만 발라서는 신체 다른 곳으로의 감염을 막을수가 없다. 지저분한 병이지만 치료를 위해서는 견딜 수밖에. 치명적인 병도 아닌것이 사람을 괴롭히기는 마찬가지다.
사람에 따라서 몸이 쉽게 옮는 사람도 있다. 알레르기성 피부를 가진 사람이다. 우리말로 「물것을 잘 타는」피부다.
옛날에는 이런 사람들이 온천을 찾아 유황성 열수에 몸을 담그고 옴을 치료했었다. 현대의학에선 이런 효능이 과연 정확한지 아직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옴벌레에 대한 연구도 일찍부터 진전됐다. 철저한 야행성에 피부를 떠나선 살수 없는 놈이다.
「밤의 접촉」을 피해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에 번지는 옴이 피부가 진무르는 진음이 아니고 좁쌀같은것만 생기는 마른옴이라니 다행이긴 하다. 온몸이 가렵고 근지러울땐 가족이라도 접촉을 피하는 것이 옴 시대를 극복하는 지혜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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