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 떨어지자…美기업들 신바람·유럽기업은 울상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미국 기업과 유럽 기업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은 달러가 싸지고 유로화가 비싸지면서 유럽지역에서 미국 기업들의 매출은 느는 반면 유럽 기업들은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달러값은 주요 통화와 비교할 때 지난해 2월보다 13%가 떨어졌다. 달러화는 특히 아시아 주요 통화보다 유로화에 대해 급격하게 가치가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 사상 최저치보다 32% 올랐고 지난해 평균에 비해선 15% 상승했다.

달러가치가 하락하면서 상당수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좋아졌다. 달러값이 싸지면 해외시장에서 미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커진다. 푸르덴셜 증권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벌어들이는 순익의 26%는 해외영업에서 나온다.

또 미국의 수출기업들은 해외 판매분을 달러로 환전하면서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 IBM의 올 1분기 매출은 환차익 등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늘었다. 달러값의 하락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면 매출 증가율은 4%로 줄어든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분기 유럽.중동.아프리카지역에서의 판매가 12% 늘어났는데 환율효과를 제외할 경우 증가율은 1%에 불과했다.

반면 네덜란드의 가전제품 회사인 필립스는 달러 약세로 1분기 매출이 14%나 줄었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이나 이탈리아의 베네통 그룹, 네덜란드의 노벨 등의 유럽 기업들도 유로 강세로 타격을 받았다.

유럽은 GDP 대비 수출의 비중이 17%로 미국(11%)이나 일본(9%)에 비해 높아 환율의 움직임에 그만큼 더 영향을 받는다.

서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