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첫 판화 개인전 갖는 윤경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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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0년 동안 미뤄왔던 일을 드디어 하게돼 무척 기뻐요. 그렇지만 국내 화단과 애호가들이 어떻게 보아 주실지 겁도 납니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여류 판화가 윤경임씨 (36)가 국내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17∼23일·백상기념관).
작년 호놀룰루에서 가진 첫 개인전이래 이번이 두번째로 모두 28점을 선보인다.
한국 전통의 이미지와 서구의 대표적 이미지를 동일 화면 속에 나열함으로써 각 문화간의 강렬한 이질성을 대비·강조하면서 조화를 찾고자 하는 것이 그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
그래서 그는 혜원의 여인이나 책거리·괴석·바둑판·산수화를 비롯해 「다빈치」의 『모나리자』, 「피카소」의 『게르니카』, 쥘리앵 석고상 등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것들을 소재로 황토색을 주조로 하여 풍부한 공간성을 지니도록 배열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살아갈수록 문명이나 사회에서 받는 억압이 몹시 크다는 것을 느껴요. 한국 여성으로 서양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더욱 이런 느낌을 크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조화의 세계가 이뤄져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가식으로 치장된 규범들을 오직 작품 앞에서만 벗겨버릴 수 있어 작품은 유일한 나만의 삶』이라고 말한 그는 『앞으로 회화성을 더욱 살릴 수 있게끔 다색 판화를 시도할 생각』이라며 끝없는 의욕을 펼쳐 보인다. 윤씨는 서울대 미대 재학 중 도미, UCLA와 하와이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다.
윤씨는 건축가인 김두순씨와의 사이에 1남 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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