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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travel]700만ℓ의 맥주를 마시며 700만 명이 건배를 외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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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의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에는 연간 700만 명이 모인다.

독일은 지난 7월 브라질에서 축구대표팀이 FIFA 월드컵을 거머쥐고 나라 전체가 축제의 도가니에 빠졌다. 맥주병을 든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독일에서는 이 같은 풍경을 월드컵이 아니라도 매년 가을 만날 수 있다. 독일 남부, 뮌헨에서 벌어지는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 이야기다. 브라질 리우 카니발, 일본 삿포로 눈 축제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옥토버페스트는 오는 9월 20일부터 10월 5일까지, 16일간 열린다.

14개 천막 돌아다니며 맥주 순례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 루트비히와 작센 왕국의 테레사 공주의 결혼 축하 파티에서 비롯됐다. 5일간 펼쳐진 결혼식은 축하 연회와 스포츠 경기로 이뤄졌는데 이제는 전 세계에서 약 700만 명이 모여드는 세계 최대의 축제로 발전했다. 축제 때 소비되는 맥주가 약 700만ℓ, 소시지는 140만t에 달한다.

 축제의 메인 무대는 뮌헨 중앙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테레지엔비제 광장이다. 축제가 열리지 않을 때, 이곳은 썰렁한 광장에 불과하지만 매년 축제가 열리는 9월 말부터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된다.

독일 전통 의상인 던들(Dirndl)을 입은 사람들.

 우선 광장에는 뮌헨을 대표하는 6개 맥주 회사가 14개의 대형 텐트를 설치하고 맥주를 수돗물처럼 공급한다. 말이 텐트지, 최대 1만 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대형 홀을 생각하면 된다. 규모와 분위기가 텐트마다 다르고, 맥주 맛도 달라 사람들은 텐트를 넘나들며 ‘텐트 순례’를 한다. 축제 때만 맛볼 수 있는 한정판 맥주도 판다. 축제 장소에서는 관악 밴드가 흥을 돋우고 곳곳에서 사람들은 ‘마스’라 불리는 1ℓ짜리 맥주잔을 부딪치며 ‘프로스트(건배)’를 외친다.

 텐트마다 각양각색의 매력을 갖고 있는 만큼 텐트를 잘 골라서 들어가야 한다. 인기 있는 곳은 들어가기도 어렵고 만석이 되면 문을 닫아 버린다. 가장 인기 있는 텐트는 ‘캐퍼’다. 뮌헨 최고의 음식과 음악, 분위기를 뽐내는 곳으로 바이에른 뮌헨 축구선수부터 영화배우까지 유명인도 즐겨 찾는다. ‘히포드롬’은 20대에게 인기가 많아 젊음의 열기가 넘쳐 난다. ‘뢰벤브로이’와 ‘호프브로이’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암머’는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여서 단란한 장소를 찾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민속 공연·재즈 연주…볼거리 가득

축제 첫날에는 흥미진진한 퍼레이드와 민속공연이 펼쳐진다.

 옥토버페스트는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이지만 코가 비틀어지도록 술만 마시는 건 아니다. 텐트 안에서는 맥주 통이 개봉되는 낮 12시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 쉴 틈 없이 술잔 부딪히는 소리가 나지만 텐트 밖은 다르다. 대관람차, 드롭타워 등 놀이 시설이 있고, 수준 높은 공연도 끊이지 않는다. 독일 정통 소시지부터 프레즐, 통닭구이도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축제의 개막식도 놓칠 수 없다. 맥주 회사 관계자, 상인·악단 등 1000여 명이 뮌헨 거리를 행진하다가 테레지엔비제로 입장하면서 축제는 본격적으로 달아 오른다. 뮌헨 시장이 화려한 마차를 타고 입장해 맥주 통을 개봉하고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1887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축제 첫날에는 흥미진진한 퍼레이드와 민속공연이 펼쳐진다.

 축제가 시작되고 첫 번째 일요일에는 화려한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독일뿐 아니라 오스트리아·이탈리아·크로아티아·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민속 의상을 입고 온 참가자가 약 9000명에 달하고, 그 길이만 7㎞에 이르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 민속 행렬은 1835년 루트비히 1세와 데레스 본 베이른의 은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시작됐다.

 두 번째 일요일에는 400명으로 구성된 빅 밴드의 야외 콘서트를 놓칠 수 없다. 마지막 일요일에는 60명의 소총 부대가 악단과 함께 경례로 작별을 고하며 웅장한 폐막식을 장식한다.

 옥토버페스트에는 별도의 참가비가 없다. 축제 기간에 판매하는 맥주 가격은 1ℓ에 9.5유로(약 1만3000원) 수준이다. 공식 웹 사이트(oktoberfest.eu)에서 숙소와 테이블 예약 등을 할 수 있다.

◆Festravel=Festravel은 축제(Festival)과 여행(Travel)의 합성어로 ‘세계 축제를 여행하다’라는 뜻이다

글=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사진=독일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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