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무공무원법 발효따라 대사급 「신진대사」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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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개공관 자리비고 정년해당자 많아 대폭 이동예상 12월부터 6개월간 이미 25명의 공관장 퇴진>
대사. 『목국정부를 대표해서 외교교섭을 행하고 상주국에 머무르는 자국인의 보호감독책임을 지는』 외교관의 꿈나무. 그 대사 자리가 제5공화국 출범과 새외무공무원법의 발효를 전후 해 큰 탈바꿈을 하고 있다.
외무부 직계상 최고위 계급으로서의 대사(특 1급)는 지난 14일 현재 49명이지만 공사(특2급)1·2·3급 공무원으로 대사직을 맡고 있는 이른바 대외직명대사까지 합치면 80명이 넘는다.
작년 11월부터 올 5월까지 6개월 남짓한 기간에 바뀌거나 새로 임명된 공관장은 모두 52명. 그와중에서 한표욱현시학 한유동 이창희 최운간 신현준 송췌호 석호을 금인권 윤호근 박전하 홍자륙 (이상 특1급) 오명호 신기흠 지성구 최명준 홍일 박창남 정문순 문종률 박상두 이원달 정운철 이기주씨 등 25명의 공관장급 외교관이 옷을 벗었다.
이들의 퇴진을 외교관 세대교체의 1단계로 본다면 세대교체 바람의 2단계는 지난 14일 발효된 의무공무원법에 따른 계급 및 연령정년 해당자 즉 원로들의 명예제대케이스.
올해 68세로 연령정년에 해당하는 금용시주미대사를 필두로 문덕주 윤석창 함석분 금영주 전저진 채명신 윤현도 강영규 문철순 금세원 정도정대사 등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외무공무원법은 이들 정년해당자들에게 2년한도내에서 퇴임의 유예를 허용하고 있고 또 8년 한도내에서 특임공관장으로 재임명 할 수 있는 것도 터놓고 있다. 그러나 특임공관장으로 재임명될 사람은 거의 없고, 잘되면 절반 가량이 1, 2년정도 퇴진유예 혜택을 받으리란 얘기다.
금용식주미대사는 유병신전 합삼의장에게 자리를 내주고 2년의 유예조치로 정부의 순회특사 등을 맡게 되리란 소문이다.
정년해당자중 노석분(아르헨티나) 윤경도(칠레)대사는 이미 본부대사로 발령이 나 후임대사가 곧 결정될 단계. 장재용(스페인) 이춘성(뉴질랜드)대사는 후진을 위해 자긴 사표를 내고 경제단체에 새 일자리룰 얻었거나 현재 자리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옥만호자유중국대사도 얼마전 본부대사로 발령이 나 그 후임에는 금종곤전해군참모총장이 기용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관의 대이동과정에서 강영동·한자석·박쌍룡·금세진·금태지·이계철·권태웅·금형수·금정태·금정동·신간원·정해융·금이명·이윤희씨등 본부 국장급이상 대사급 공관장 50여명이 새로 공관장으로 기용됐다. 이중 군에서 심장섭예비역공군소장, 심기철·임동원·최상섭예비역육군소장. 박선호예비역해군준장과 황광영·탁나현·최상진·금좌수·이시용예비역육군준장등 10명이 특1급 또는 특2급 대사로 들어왔다.
게르만인의 대이동을 방불케 하는 외교관의 대이동은 그러나 아직 바람이 자지 않은 상태.
현재만 해도 칠레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중화민국 바레인 스페인 등 6군데의 대사자리가 비어 있는데다 정년에 해당하는 13명의 자리가 조만간 상당히 뒤바뀔 예정이다.
우선은 브라질대사로 신현수전합삼본부장이 내정된 것을 비롯해 대사급공관장만 10여군데 더 추가이동이 있을 것 같다.
공관장 대이동은 외무부의 고질적인 인사정체를 해소하는 뜻도 크다.
외무부 직제상 최고위직인 대사TO가 65명인데 비해 보다 하위직인 1급과 2급은 각각 31명과 47명으로 허리보다 머리가 큰 오목이모양의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병목부분에 해당하는 1급과 2급의 인사정체는 오랜기간 동안 외무부가 해결해야 될 고민의 하나였다.
이 같은 해묵은 인사정체는 잘못 조정된 직제에도 원인이 있지만 대사들의 「장기집권」이 더 심각한 요인이었다.
정부수립후 지금까지 최고위계급인 대사직에 오른 외교관은 연인윈으로 쳐서도 1백명이 약간 넘는데 50, 60명의 대사가 돌아가며 대사직을 맡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닌 대사직의 독과점 현장을 빚어왔다. 작년 해답자중 대부분이 대사직만 10년이상 최고 18년의 잠수를 누려왔던게 그 실태다. 가까운 일본이나 미·영등 선진국이 60세가 다 돼서야 대사자리에 올라 1∼2회의 대사경력만으로 퇴임하는것과 비교하면 외교초창기의 인재난을 감안한다하더라도 대사의 독과점 현장은 이제 신진대사를 위해 시정돼야 할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을 것 같다.
외교관의 꽃이라는 대사직은 화려한 명성 뒤에 숨은 고층과 어려움도 많다는게 당사자들의 고백.
아프리카의 험지에서 매일 키니네를 복용해가며 치러내는 외교전쟁은 우선 자신과의 정신력·체력싸움이기도 하다.
금정교전주방글라데시대사와 조효원전주스리랑카대사는 풍토병으로 순직했고 부인과 자녀를 잃은 외교관도 많다. 대치공관인 배구지역에서 사소한 방심으로 일처리를 잘못해 옷을 벗은 평소 유능한 J대사의 경우는 대사란 직책이 항상 긴장속에서 살기를 강요하는 좋은 케이스이기도 하다.
대사들의 생활이 호화로운것 같지만 받는 돈이 크게 넉넉한 것도 아니다.
봉급은 자기직급에 따라 차관급에서 2급까지 일반 국내 공무윈과 똑같이 받는다.
그 외에 대사는 지역에 따라 차이는 약간씩 있지만 1천달러에서 1천8백달러의 재외근무수당을 더 받는다.
물론 아프리카나 남미의 오지라면 특수지 근무수당으로 5백달러에서 1천달러를 더 준다.
미국이나 일본 유엔등 이른바 1급지역의 대사도 특별히 별도의 판공비가 더 지급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재외근무수당에 5백달러를 가산지급할 뿐이다.
이들이 다른지역에 비해 보다 자주, 그리고 더많은 경비를 들여 파티등을 주체할 수 있는 것은 일일이 감사대상이 되는 대사관 예산이 많기 때문이다. 관저가 없는 대사는 주택수당을 받으며 배우자 수당도 있다.
또 자녀1인당 매달 3백달러 한도내에서 수업료 부담액의 50%에 해당하는 자녀학비 보조수당이 있의며 소액의 환차손수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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