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긴축시대 개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의 연방지출 및 조세의 대폭감축을 골자로 한「레이건」행정부의 82년도 긴축예산안이 7일 미 하원을 통과함으로써「레이건」행정부는「루스벨트」의 뉴딜정책 이래 최대의 긴축경제시대에 들어가게 됐다. 총6천8백90달러에 이르는 예산안은 상원으로 넘겨져 5월 중순부터 심의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예산안의 내용이 감세와 긴축정책을 펴면서 국방비의 증액을 요구하는 등 혁명적인 것이어서 상원에서도 격론이 예상되나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통과될 것으로 「레이건」정부는 낙관하고 있다.
하원에서의 예산안 통과는「레이건」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승리를 안겨준 셈이다. 그것은 민주당이 지배하는 하원에서 63명의 민주당의원동조자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강력한 미국」「긴축에 의한 미국경제력의 회복」을 내세운「레이건」선풍의 열기가 아직 식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상원의 심의과점에서 약간의 수정이 있겠지만 결국「레이건」이 제시한「긴축예산」의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통과될 것은 틀림없다. 따라서 교육·보건·영양·사회보장 등의 복지정책을 희생하더라도 3년 간 국민의 조세부담을 10%씩 경감하여 국민과 기업의 호주머니를 두둑히 하여 경제부흥을 하고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레이건」의 정책은 청신호를 맞게 된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총예산규모가 통과됐다고 예산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조세삭감을 포함한 예산규모는 통과했지만 그와 관련된 세법은 따로 심의해야되고 또 이 세법을 심의하게될 하원 예산위원회의 구성원이「레이건」과 의견을 달리하는 민주당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민주당 진보파 의원들은 새 예산계획은 미국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경고했으며「오닐」하원의장(민주당)은「레이건」의 승리가『위대한 미국의 발전을 중단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