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재처리" 파문] 조명록 오늘 베이징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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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록(趙明祿.75.사진)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차수)이 21일부터 23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그의 방중 목적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 군부 실세인데다 그의 방중이 23~25일로 예정된 북.미.중 3자회담 직전에 이뤄지는 만큼 이 회담과 관련해 북.중간 막후 조율을 맡는 등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2000년 10월 金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해 북.미간 적대관계 청산을 선언한 공동 코뮈니케를 이끌어내는 등 북.미관계에도 깊숙이 개입했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그는 북한 핵문제의 다자해결 구도 원칙이 정해진 지난달 신병치료를 이유로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 고위층과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문제가 다자해결 쪽으로 선회하는데 막후에서 북.중간 입장을 절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 정보 소식통은 "그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서 극적인 돌파구를 연 데다 중국 원로 지도층과도 교분이 두터운 점으로 미뤄 볼 때 그의 방중은 3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깊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趙부위원장의 방중은 북한 군부가 외교에도 발을 들여놓고 있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초 북.미간 참사관급 실무 접촉이 베이징(北京)에서 이뤄질 때도 북한 군부의 고위층 인사가 열차로 방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와 관련, 지난 1월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국방위원회의 권능을 백방으로 보장해 국방위의 결정을 무조건 접수하고 집행하는 질서를 세워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오영환.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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