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8회 시대」의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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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검찰 인사뚜겅이 열린 24일은 공무원 체육의날이어서 재경 검사전원은 서울오류동 럭비구장에서 열린 체육대회에 참석했으나 게임보다 인사소식이 궁금해 안절부절. 특히 전날인 23일 일괄사표를 낸 중견이상의 간부급들은 더욱「콩밭」에 마음이 쏠려 초조해 하는 모습들이었다.
하오 3시쯤 되자 이들은 저마다 정보원을 찾아 전화로 확인하기에 바빠 아예 체육대회는 뒷전으로 밀려난 느낌.
하오 4시쯤부터 인사내용이 흘러나오자 간부들은 도저히 못참겠는지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경력 10년이상 되는 검사의 일괄사표가 논의된 것은 22일 하오. 주초까지만해도 지청장급 이상의 사표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최총단계에서「10년이상」으로 압축된 듯.
과거 대검 검사들에게서만 사표를 받았을 때 당사자들이 크게 반발해던 점을 감안해「사표제출」이라는 물리적 충격을 분산시키기 위한 조치였다는게. 검찰내부의 평.
○…탈락한 26명의 검사중 5명이 인천지청재직중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스캔들이 이번 탈락기준인 품위손상에 걸렸다는 후문.
탈락 명단을 본 검사들은 『인천이 검사죽이는 곳인 모양』이라며 인천을「기피도시」로 규정하기도.
○…이번 탈락자중 문영자검사는 법조계원로인 문기선씨의 2남으로 큰형문영극 (전광주지법원장) 동생 문영길 (전 부장판사) 씨에 이어 3형제가 모두 타의에 의해 물러나는 이색적인 기록을 세웠다.
○…면직된 모검사는 여자관계 등 품위손상과 관련해 탈락. 이 검사는 부하 여직원과 동거하는 등 불미스런 관계를 가졌다 해 검찰조사를 받아왔다.
○…법관 재임명후 검찰인사가 임박해오면서 법무부와 검찰복도가 부산해진 것은 21일부터.
이종원법무부장관은 아예 외부인사의 방문이나 전화를 일체거절하고 내부인사도 필요에 의해 부르는 사람만이 장관실에 출입하도록 엄격히 통제했다.
○…실무국장인 배명인검찰국장은 「출장」핑계를 대고 21일새벽 정해창서울지검2차장과 박종철검찰1과장을 데리고 시내모처로 잠적, 24일밤까지 집에조차 거처를 알리지 앓은 채 철야인사작업을 벌여왔다.
○…검찰총장이 「인사본부」에 드나들기 시각한 것은 22일 상오부터.
이날 상오 10시30분 오전결재를 마친뒤 하오5시20분 오후결재를 위해 총장실에 들렀을뿐 하루종일 모처에서 인사작업.
22일부터 정해창서울지검2차장이 자리를 비웠다는 것이 알려짐으로써 새검찰국장 기용설이 나돌았다.
허총장은 23, 24일엔 검찰청 간부방에 알리는「총장재실」 전등사인을 켜놓은 채 자리를 비워놓아 간부들도 속을 점도로 보안유지에 신경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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