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올해 입시, 탐구 성적이 변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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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

올해 수능시험에서는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수능시험을 쉽게 출제하겠다는 정책에 따라 국어·수학·영어 변별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능 예고편으로 불리는 지난 6월 모의고사를 보면 국어·수학·영어가 쉽게 출제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A/B형 선택이 폐지된 영어는 난도가 전보다도 하락했다. 문제 1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밀려날 정도다.

 올해는 B형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A형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출제하겠다는 평가원의 발표가 있었다. 또한 빈칸추론 등 어려운 문항 수도 줄일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영어는 예년 수능시험에 비해 상당히 쉽게 출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위권에서 만점자가 많이 나오게 될 경우 탐구 영역 성적이 순위와 당락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탐구 영역이 중요해진 또 다른 이유는 수시모집에서 적용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때문이다. 예년에는 국어·영어·수학만 갖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전형에 반영했다.

 하지만 올해 대부분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탐구 영역을 포함했다. 탐구에서 좋은 등급을 받으면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에 상당히 유리해진다.

 탐구 영역의 반영비율을 늘린 대학도 있다. 사회탐구의 경우 한양대가 지난해 10%에서 올해 25%로, 동국대가 15%에서 20%, 경북대가 22.5%에서 25%로 늘렸다. 과학탐구도 경북대 22.5%에서 25%, 서울시립대가 10%에서 20%, 한양대가 20%에서 30%로 각각 확대했다.

 의대나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국어·수학·영어 고득점자들이 많으므로 쉬운 수능을 표방한 올해 입시에 비춰봤을 때 과학탐구가 변별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쉬운 문제는 틀리지 않도록 오류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같은 학습 시간을 투자했을 때 탐구 성적의 향상도가 국어·영어·수학보다 높은 점도 이 시기에 탐구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이유다. 탐구는 국어·영어·수학에 비해 쉬운 데다 짧은 기간에 성적을 올리기에 좋다.

 특히 3~4등급대의 수험생들에겐 2등급대로 진입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종로학원 평가이사 김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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