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부근서 돈내기 윷놀이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며칠 전 남산 시립도서관이 휴관이어서 국립중앙도서관으로 향하던 중 많은 사람이 웅성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가까이 가보니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이와 60대가 넘어 보이는 노인이 맞대결로 윷놀이 판을 벌이고 있었다.
한참동안 구경을 하다보니 한판이 끝날 때마다 「청량리패」니 「마포패」니 「영등포패」니 하면서 무리를 이뤄 만원 짜리 지폐가 몇 장씩 오가는 것이 예사 윷놀이 판이 아니었다. 윷판 주인인 듯한 사람에게 돈을 맡긴 후 자기패거리의 대표를 내세워 윷놀이를 하는 도박 편이었다. 모인 사람들의 행색이나 말투로 봐서는 몇 만원씩 걸고 장난 삼아 윷놀이를 할 형편이 못될 것으로 보였다.
젊으나 늙으나 한결같이 반말들이었고 입에 담지 못할 음담패설과 욕지거리를 주고받으며 노는 것으로 보아 선량한 시민으로 보기는 더욱 어려웠다.
도서관 주변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기웃거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까지도 눈에 띄었다.
서울시내에는 이곳 남산뿐만 아니라 도심 대로상 군데군데에 야바위꾼들이 잡상인들 사이에 끼어 사행행위를 하고 있다. 신문지상에 이러한 사실들이 여러 차례 고발되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까지 성행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철저히 단속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윤석화(경기도 성남시 성남우체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