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완벽한 설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국민학교의 공작시간.
열심히 자로 재고 칼로 잘라서 모형 비행기를 만들다보면 재료를 자를 때의 착각으로 기형비행기가 만들어진다.
이것은 사람의 머리가 창조력에서는 뛰어나지만 조직적인 면에서는 결함이 있다는 증거가 된다.
그래서 출현한 것이 조직적 능력을 갖는 컴퓨터와 창조적인 머리를 합친 CAD(Computer Aided Design) 설계다.
CAD는 출현한지 10여년 밖에 안됐지만 이미 모든 분야에서 진가를 발휘하고있다.
미국의 「보잉」 등 항공사는 자사 제품의 설계를 컴퓨터에 의존하고있다. 1백만개 이상의 부품들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제몫을 다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
「로크웰」항공사도 77년 컴퓨터를 이용해 자사제품인 「세이버65」기의 날개형태를 바꿨다. 그 결과 재래식·설계로는 불가능했던 상승 속도를 갖는 비행기가 됐다.
미국의 GM사가 내놓은 80년도 자동차 모델 중 단 1종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컴퓨터가 설계한 것들이다.
일본의 「도요따」도 80년 7월 CAD로 자동차 차제를 설계하기 시작했고, 「도오요」 공업도 11월에는 CAD를 들여왔다.
80년에 세워진 일본 「도오꾜」 「시부야」의 13층 짜리 「시오노기·빌딩」은 완전히 컴퓨터로 설계, 난방과 조명 시간을 줄이면서 다른 빌딩에 비해 50%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일본 카메라 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줌 렌즈도 컴퓨터가 만든 작품이다. 한 개의 렌즈로 표준 렌즈에서 망원렌즈까지의 작동을 함께 하는 줌 렌즈는 초점거리를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계산해야하는 방정식이 수백 가지로 인간의 머리로만 하게되면 1년 정도에 그나마도 오차가 큰 제품이 나오게 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칼마」사와 「맥오토」사는 CAD설계를 의한 시스팀을 개발해내는 회사들이다 .이 의사의 자료를 이용해서 미국인들 체격에 가장 알맞은 정구화가 선을 보였고, 능률적인 제초기. 얼굴형과 맞는 선글래스 등이 상품화되었다.
CAD의 장점은 크게 나누어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완벽한 설계를 할 수 있다는 것.
컴퓨터에다 설계하고자하는 물건의 기능과 연결되는 부분의 크기·재료·전체적인 형태 등의 자료를 넣어주면 화면에는 입체적인 모양을 갖춘 그림이 나온다. 설계자는 화면을 보아가면서 형태에 마음대로 변화를 가할 수도 있고, 어느 부분만을 클로즈업 시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설계자가 넣어준 목표와 이론상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컴퓨터는 이 점을 지적해 잘못된 설계가 나오지 않토록 한다.
집을 짓기 위한 자료를 넣어주면 컴퓨터는 숫자만을 갖고도 집의 평면도·입면도·투시도 등을 화면에 나타내 보여주며 넣어 준 자료사이에 서로 맞지 않는 점이 있으면 이를 찾아낸다.
둘째는 설계도의 수치를 바로 산업용 로보트에 옮겨 자동생산이 쉬워진다는 것.
설계가 완전히 끝나고 버튼을 누르면 컴퓨터는 기억하고 있는 정면·측면 등 모든 설계도를 청사진으로 만들어 낸다.
제품은 바로 이 설계대로 만들면 되는데 이때 설계에 사용된 수치를 그대로 산업용 로보트에 넣어주면 로보트는 어 수치에 따라 제품을 만들게 된다.
세번째 장점은 생산성이 높고 설계요원을 줄일 수 있으며 설계시간이 짧다는 점이다.
일본의 컴퓨터 비전사는 CAD를 도입한 후 IC기판 설계에서 생산성이 5배나 높아졌고, 「도요따」는 설계인원을 5분의 1로 감축시켰다.
또 미국의 「멕오토」사는 종래4개월이 걸리는 선글래스의 디자인을 단2일만에 끝내는 성과를 올렸다. <최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