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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 안주는 벼농사 연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비료를 주지 않고도 충분한 수확을 올리는 벼농사.
이러한 벼 종자가 개발되면 세계적인 식량난 해결에 도움이 되고 특히 쌀을 주식으로 삼는 동남아 등에서는 쌀 생산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두 가지 방향에서 비료가 필요 없는 벼의 생산을 연구하고 있다. 비료가 필요 없다는 것은 벼 자체가 비료 없이 자란다는 의미가 아니라 벼가 혼자서 질소비료를 만들어 자급하게 하자는 것이다.
콩과(두과)식물은 뿌리혹「박테리아」라는 균과 공생하고 있어, 이 균이 공기중의 질소를 고정시켜 질소비료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따로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된다.
일본국립유전학 연구소는 콩과식물의 뿌리혹「박테리아」를 벼에 붙여 주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세계에서 수집한 약 3천 종의 벼 중에서 뿌리에 균을 옮겨 줄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3백 종을 선정, 실험하고 있는데 인도산 벼 1종에서 희망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인도산 벼에다「박테리아」를 심어 주면 공기중의 질소를 질소비료로 만들어 준다. 그러나 문제는 콩과식물 뿌리에서의 질소과정 능력의 10분의1정도 밖에 안 된다는 점.
그 이유는 벼의 뿌리에서 분비하는 당질 등 특수한 성분이 콩과식물만큼 왕성하지 않아 균과의 공생관계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동경대학의 연구진들은 유전자조작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의 한 분야는 벼에다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 주는 것이고, 다른 과제는 뿌리혹「박테리아」의 질소를 고정시키는 유전자를 뽑아 내어 벼 뿌리에서 살 수 있는 세균에 넣어 준다는 것.
동경대학은 첫 번째 분야의 연구를 위해 공생능력이 있는 버들의 교배실험을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적인 교배를 해 나가면 처음에는 비록 미약한 공생능력을 가진 벼라도 수십 대를 거치는 동안 콩과식물 정도의 능력을 가질 수 있는 품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유전자를 빼내서 심어 주는 연구도 동경대학에서 진행중인데, 요즘 질소 고정능력을 높여 주는 나선균을 찾아내 유전물질인「프라스미드」를 분리해 내는데 성공했다. 이「프라스미드」를 벼 뿌리에서 살 수 있는 세균에 접합시켜 주는 실험은 이제부터 해보아야만 가능성 여부를 알 수 있다.
연구「팀」의「벳부 교수는「프라스미드」만 발견해 낸 상태에서 얘기하는 것은 좀 이르지만 다른 분야에서도「프라스미드」를 접합시켜 주면 유전자가 옮겨가는 것으로 보아 성공할 가능성은 높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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