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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미국 꺾었더니 겁이 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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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유소연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3라운드 17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하고 있다. 퍼트가 약점이었던 그는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퍼트 2위(27.3개)에 올라 있다. [AP=뉴시스]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의 물오른 퍼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역사를 바꿀 기세다. LPGA 투어 최다 언더파 기록이 눈앞에 있다.

 유소연은 2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헌트 앤골프장(파72)에서 끝난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20언더파로 16언더파의 최나연(27·SK텔레콤), 아자하라 무뇨스(27·스페인)에 4타 앞선 단독 선두다.

 20언더파는 1973년 시작된 이 대회 최다 언더파 기록(18언더파)을 2타나 줄인 것이다. 또 최종 라운드에서 8타를 더 줄이면 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44·스웨덴)이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에서 세운 LPGA 대회 최다 언더파 기록(27언더파)을 넘어서게 된다.

 유소연은 자신감에 차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하루 평균 7개의 버디를 낚고 있는 유소연은 “최종일에 새 기록을 쓰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63-66-67타를 차례로 적은 유소연은 3라운드 3번홀에서 대회 첫 보기가 나올 정도로 퍼트감이 최고조다. 올해 평균 퍼트수가 30.39개로 77위에 머물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27.3개로 박인비(26.7개)에 이어 2위다. 그린이 워낙 넓어 거리 맞추기가 쉽지 않지만 20m가 넘는 퍼트를 성공시키고, 어려운 파 세이브도 여러 차례 해냈다.

 유소연은 2012년 8월 제이미 파 톨레도 클래식 이후 2년째 우승이 없다. 2위를 네 차례나 했지만 2%가 부족했다. 퍼트가 문제였다. 올 시즌에도 내내 퍼트가 고민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 이후 달라졌다. 박인비(26·KB금융그룹)와 호흡을 맞추면서 3승 1패를 기록했고 자신감을 얻었다. ‘퍼트 머신’ 박인비가 유소연의 퍼트에 대해 극찬하고 같은 제품의 퍼터로 교체했을 만큼 그린 위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했다. 유소연은 “국가대항전은 부담감이 크다. 그러나 그 부담을 이겨낸 뒤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다”고 했다.

 유소연은 지난 2012년부터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 등을 지도하는 세계적인 퍼트 교습가 데이브 스탁턴(73·미국)에게 퍼트를 배우고 있다. 스탁턴은 유소연에게 “자신을 믿고 그냥 편하게 쳐라”고 주문한다. 그 동안에는 안 될 때가 많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있는 퍼트가 나오고 있다. 유소연은 “기술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편하게 치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유소연의 18홀 최다 언더파 기록은 2012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기록한 11언더파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4라운드 합계 29언더파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유소연은 “마지막 날 10언더파를 못 치란 법은 없다”며 웃었다.

 박인비는 7타를 줄여 14언더파 단독 4위에 올랐다. 박인비는 “(유)소연이의 이번 대회 경기 내용이라면 우승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했다. 대회 3연패를 꿈꿨던 리디아 고(17·캘러웨이)는 5언더파 공동 33위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J골프가 최종 라운드를 25일 오전 2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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