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 경리부장 변사사건 타살혐의로 재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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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모 건설회사 경리부장 백낙송씨(40) 변사사건을 수사해온 서울남대문경찰서는 17일 백씨의 사인이 「외상에 의한 뇌출혈」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를 통보 받고 백씨가 지병인 고혈압에 의해 숨진 자연사가 아니라 타살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전면 재 수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백씨의 주변인물에 의한 계획된 살인 ▲귀가 중 우연한 폭행사건 ▲교통사고 후 유기살인 등 3갈래로 수사를 펴고있다.

<부검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결과 통보서에 따르면 ▲백씨는 좌측 안모 부위가 찢어졌으며 ▲오른쪽 눈썹 가장자리에도 타박상을 입었고 ▲양쪽다리에 찰과상으로 보이는 상처와 붉은 반점이 있었으나 이것들은 치명상이 되지 못하고 ▲뇌의 앞부분(이마)의 아래쪽에 외상에 의한 뇌출혈현상이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밝혔다.

<수사>
경찰이 계획된 살인으로 보는 것은 ▲사건전날인 지난달 25일 백씨가 대전에 출장을 다녀온 뒤 하오 6시쯤 집에 전화를 걸어 『일찍 귀가하겠다』고 말했으나 이날밤 술자리에 나가게 됐으며 ▲7년 전부터 심한 고혈압증세로 3년 전부터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는데도 사건당일 근무처에 있는 지하 경양식집 「가나안」(하오 6시20분)과 무교동 대평원「살롱」(하오 8시30분) 등에서 부하직원인 임모씨(37), 서울지방국세청 직원 정모씨(37) 등 2명과 함께 하오 11시30분까지 폭음을 했으며 ▲백씨가 「스위스」제 「투가리스」손목시계 등을 갖고 있었으나 현금가치가 없는 백씨의 사무실열쇠 꾸러미만 없어진 점 등을 들고있다.
또 경찰은 ▲백씨가 26일 새벽 4시30분 발견된 서울역 지하계단 입구 벽에서 지하도 중심부까지 70여m나 핏자국이 늘어져있었고 ▲당시 신발이 없어진 채 하얀 양말만 신고있었는데도 양말에 흙이 묻어있지 않았던 점 등으로 미루어 귀가 중 다른 장소에서 돌발적으로 폭행을 당했거나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통금해제 후 이곳에 버려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한 수사도 펴고있다.

<가족주장>
백씨의 부인 정애경씨(39)는 지난해 11월 남편 백씨가 『누군가 주요서류가 든 내 책상서랍을 뜯으려한 흔적이 있다』고 말한 일이 있다고 말하고 주변인물의 계획된 살인사건이라고 주장, 사건의 진상을 밝혀달라고 진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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