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에 「성공공포증」만연.|박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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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욕KNS=연합】자신이 노력하고 있는 일에 성공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른바 『성공 공포증후군』 (성공공포증후군)이 미국사회에 널리 퍼지고 있다.
성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 정작 성공단계에 들어가면 잠재적인 불안감이 되살아나고 정신적으로 혼란을 초래해 모처럼의 출세기회를 헛되게하는경우가 많다.「닉슨」전미대통령도 성공공포증에 걸렸던 사람들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한 대기업의 부사장은 오랫동안 사장자리에 앉는 꿈을 꾸어왔다.
마침내 사장이 퇴임하고 이 부사장이 결정되었는데 그후 1주일이 지나기도 전에 부사장은 자살을 기도했다.
이는 성공공포증후군의 한예로 볼 수 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이같은 증후군의 발생이 특히 눈에 띄는 분야는 출세나 학위등으로 성공의 정도가 명확히 나타나는 기업사회·전문직종·학계등이라고 한다.「듀크」대학의「데이비드·와이먼」박사(정신병학)는 어릴때 출세제일주의를 주입받는 중류계층에 많다고 말했다.
또 심리학자인 「재클린·플레밍」여사는 동증후군에관해 『대표적인 정의는 바야흐로 성공할수있는 때에 병에 걸리는 것』 이라고 말했으며「듀크」대학의「제세·캐베너」박사는 『이같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성공에 대한 집념이 강해 성공만을위해 일해왔다』고 분석했다.
의뢰심이 강하고 유순한 성격을 가진 이 부사장은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의존하는 것을 허락하지않고 자신이 출세했을 때는 부하의 보복을 받지나 않을까 무의식적으로 두려워한 나머지 갑자기 좌절했다는것이다.
기업체와 정계의 지도자들 가운데 성공에 대한 불안을 갖는 사람이 많은것은 성공이 무의식중에 품은 환상정도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면 자신의 지위를 파괴하게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의「에이브러햄·잴츠니크」교수(조직행동전공)는『기업과같은 업적지향구조속에서는 항상 볼수있는 일로 임무를 부여받아도 완수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고 말했다.
동교수에 따르면 그와같은 사람의 대표적인「케이스」는「닉슨」전대통령으로 「워터게이트」사건당시 다소 공공연하게 자기파괴행위에 관계했다고 한다.
한편 기업체에서 책임있는 지위에 오르는 여성들이 늘어남에따라 여성들가운데서도 성공공포증후군이 널리 퍼지고있다.
「플레밍」여사는 지금까지 여성이 출세를 방해당한것믄 성공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캐베너」 박사의 환자인 한 여자대학원생은 언제나 최종필기시험에 임하면 의욕을 상실, 문제에 답을 쓰지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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