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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 각종 가혹행위 유출 '충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의 자위대(自衛隊)도 가혹 행위와 관련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근 2CH 등 일본의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는 자위대원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의 가학적인 훈련 사진들이 유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 속 대원들은 서로의 성기에 밧줄을 묶는가 하면, 반나체로 나무에 묶인 채 상관이 불을 들이대는 장면 등이 포함됐다. 처음 사진이 유출됐을 때는 ‘조작이다’ ‘성인용 동영상의 일부’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소속과 성명 등이 적힌 신분증 사진도 공개되면서 자위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일본의 네티즌들은 “이런 쓰레기들에게 세금이 쓰여지고 있다니… 자위대는 쓰레기의 모임” “이 사진들을 보고 자위대에 들어가는 걸 그만 둔 사람들도 있을 것” 등 충격적이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사진의 진위 여부는 아직 정확하게 가려지지 않았다. 일본 방위성 측은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일부 일본 매체의 질문에는 “사실 확인을 한 뒤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자위대는 최근 잇따른 병영 내 가혹행위 소송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자위대 간부를 양성하는 방위대의 재학생이 ‘왕따와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상급생과 동급생 8명을 상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A생도는 “옷이 벗겨진 채 구타당하고 체모에 불이 붙여지기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4월에는 해상자위대원의 자살과 관련해 일본 군 당국이 병영 내 따돌림과 가혹행위 관련 자료를 은폐했다는 사실이 군 내부의 ‘양심선언’으로 10년만에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일본 도쿄고등법원에서는 국가가 유족에게 7350만엔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때문에 자위대가 외적으로는 집단 자위권 확대 등 보폭을 넓혀가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창설이래 최대 위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모병제(募兵制)로 유지되는 자위대는 최근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인기 아이돌그룹을 내세워 지원을 권하는 TV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일본 방위백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위대에서 자살한 병사의 수는 2011년 78명, 2012년 79명, 2013년 76명으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자위대의 병력은 약 22만 5000명이다. 2884명 중 1명꼴로 자살하는 셈이다. 이는 7720명 중 1명꼴로 자살하는 우리군과 비교해도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국방부에 따르면 같은 기간 우리 군(2013년 현재 63만 3000명)의 자살병사는 97명(2011년), 72명(2012년), 79명(2013년) 이었다.

이와 관련해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일각에서 모병제 조기도입을 요구하지만 모병제라고 해서 병영 내 폭력이나 가혹행위들이 완전히 근절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사진=일본 커뮤니티 사이트 ‘2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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