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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시대에 산다>(6)「6천불의 사나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우리는 6백만「달러」를 들여 그를 초능력을 갖는 인간으로 만들어 냈다.』-이름하여 「6백만 불의 사나이」.
이런 제목의 TV「프로」가 제작될 때에는 「6백만 불의 사나이」가 꿈같은 얘기였겠지만 「컴퓨터」의 고성능·극소화는 이것을 하나하나 현실로 만들고 있다. 그것도 현재는 몇만「달러」가 넘지 않는 범위지만 2천년 이전에 「6천불의 사나이」가 출현할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이미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팔·전자다리·전자 귀·전자 눈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2백명을 넘어섰다.
미국「유타」대학이 개발한 전자 팔이나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실험중인 전자다리는 모두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
전자팔·다리에는 모두 초소형 「컴퓨터」가 들어있어 이것을 착용 한 사람의 의지에 따라 「모터」를 움직여 준다.
사람이 팔이나 다리를 움직이려는 형태에 따라 관절주위 근육에 일정한 수축과 이완이 나타나는데 「컴퓨터」는 이 근육의 변화를 읽는 것이다.
무릎아래에 전자다리를 착용한 사람이 공을 차겠다는 마음을 먹고 근육에 힘을 주면 무릎 위 근육에 연결된 「컴퓨터」는 이것이 곧 「공을 차겠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정상인과 같은 시간 내에 「모터」들을 돌려 공을 차게 해준다.
지금 MIT에서 실험되고 있는 전자다리는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것과 축구정도는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다리는 85년쯤 상품화 될 것으로 보이는데 연구진은 이보다 더 앞선, 뇌에 직접 「컴퓨터」를 연결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 같은 전자다리가 실용화되면 「컴퓨터」가 착용자의 뜻을 읽어 어떤 행동을 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곧바로 행동으로 옮겨 주게된다.
전자 눈은 「콜럼비아」대학 등 3개 대학에 의해 개발되어 이미 안구를 전연 쓸 수 없게된 7명의 맹인이 실험수술을 받았다.
전자 눈은 「카메라」와 「컴퓨터」등 2개 부분으로 되어있다. 이용자의 머리 속에는 초소형「컴퓨터」를 수술로 넣어 주고 그 「소키트」가 귀 위로 나와있다. 모자같이 머리 위에 장치된 소형 TV「카메라」에서 잡은 영상이 「소키트」를 통해 「컴퓨터」에 들어가면「컴퓨터」는 시신경을 자극, 물체를 인식하도록 해준다.
지금 쓰이는 전자 눈은 6·3평방㎝에 64전극만이 있어 물체의 형태, 명암만이 구분되지만 10년 이내에 2백56전극의 전자 눈이 개발되면 상당히 세밀한 영상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눈 속에 TV「카메라」를 넣고 안경 테 형태로 극소화시킨 「컴퓨터」를 만들어 보려는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고막을 못쓰게된 귀머거리용 전자 귀는 「스탠퍼드」대학이 개발, 이미 1백50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전자 귀도 귀 위쪽 뇌 속에 「컴퓨터」를 넣는 수술을 받는데 허리띠에 매달린 「마이크」를 통해 들어온 소리가 전류로 바뀌어 「컴퓨터」에 이른다. 「컴퓨터」는 전류의 변화를 읽고 그에 따라 청각신경에 전기신호를 보내 말소리를 알아듣게 한다.
이러한 전자 귀는 대화의 40%밖에 알아듣지 못하는데 82년까지는 훨씬 정확한 전자귀가 출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벙어리를 도와줄 전자 입은 기술상의 애로로 개발이 가장 늦다. 현재는 약1천 단어를 기억하고있는 음성 「타이프라이터」를 들고 다니면서 「키」를 눌러 대화를 해야한다. 그러나 1분간 20단어 정도여서 상대방이 알아듣기가 힘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터프츠」대학은 눈동자의 움직임을 읽어 말을 해주는 「컴퓨터」를 연구중이다. 눈앞에 달고있는 9개로 나눠진 조그만 4각 판을 어느 순서로 쳐다보느냐에 따라, 「컴퓨터」가 착용자의 의사를 이해, 합성어로 이야기를 해주는 장치다. <최정민 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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