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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썰전] (43) 바디미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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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예상보다 더위가 일찍 물러갈 모양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여름은 여름. 막 땀이 나지 않아도 끈적끈적하고 뭔가 찝찝한 기분은 어쩔 수 없네요.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게 스트입니다. 아침·점심·저녁 아무 때고 칙 뿌려주면 가볍게 기분전환을 할 수 있으니까요.
롯데백화점에서 많이 팔린 바디미스트 3개를 품평했습니다.

베네피트
경희 “향 오래 가고 보습 잘돼 바디크림 필요 없어”
소엽 “여성스런 향 … 다른 향과 섞여 부담스러워”

베네피트 배씨나 소프트 투 터치 하드 투 겟
살구향. 베네피트 향수 ‘메이비 베이비’ 향과 똑같다. 아몬드·올리브·아보카도 오일이 들어있어 ‘배씨나 바디 오일 미스트’로도 불린다. 이 오일이 피부에 윤기와 보습효과를 준다. 비타민E가 들어있다. 75mL 4만8000원.

경희= 패키지는 별로다. 하지만 유지력은 제일 좋았다. 은은한 잔향이 오래 남는다. 처음엔 너무 여자 화장품 냄새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달콤한 향으로 바뀌어 몸에서 풍겨 올라더라. 오후가 될수록 향이 더 괜찮아졌다. 오일이 들어가 있어서인지 바디크림이 필요 없을 정도로 보습이 잘되는 것도 장점이다. 그런데 패키지는 별로다. 소꿉놀이 장난감 같다.

형수= 미스트라기보다 여름용 바디오일 같았다. 몸에 직접 분사하지 않고 손에 덜어낸 다음 발라줘야 했다. 물론 여름에 써도 무리없을 만큼 오일이 아주 가볍고 산뜻했다. 여름에 잦은 샤워로 피부가 푸석해지고 탄력을 잃을 때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피부는 쫀쫀해지는데 사용감은 가벼워 만족스러웠다. 여름철 짧은 옷을 입다보면 팔 뒤꿈치나 복숭아뼈가 여기저기 쓸려서 약간 검어지는데 그런 곳에 발라주니 피부가 보들보들해졌다. 향은 귀엽고 여성스러웠다. 사계절 용으로 무난하다.

영주= 뿌리자마자 여자 냄새라고 생각했다. 러블리(lovely)한 느낌이랄까. 난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 잘 안 맞는다. 오일이 들어있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한 사람이라면 팔꿈치 등에 따로 바디크림 바를 필요없이 편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품평 제품은 뿌리는 순간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면 이건 샤워 후 마무리하는 느낌이다.

정= 나도 여성스러운 향이 별로라 고르지 않았다. 피부가 건조한 편인데, 여름엔 이것만 뿌리고 따로 바디로션 안 발라도 될 정도다. 처음에는 오일리하다고 생각했는데 금세 뽀송해지며 촉촉해 진다. 패키지는 확실히 별로다.

혜영= 오일리하다. 여름엔 노출을 많이 하는데 다리에 바르니 하이라이터 바른 것처럼 다리가 매끈해보여 좋았다. 하지만 난 향수를 따로 쓰는데 그 향이랑 섞이는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다. 패키지가 불투명한 것도 마음에 안든다. 얼마나 썼는지 알 수가 없다.

민희= 오일리한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다른 바디미스트처럼 그냥 칙칙 뿌리고 끝나는 게 아니라 손으로 문질러줘야 한다. 그냥 놔두면 다 마르는데 10분 정도 걸리더라. 바디미스트로 쓰기엔 사용감이 떨어진다. 굳이 오일리한 느낌을 원하면 차라리 바디오일을 바를 것 같다. 향 자체는 달콤하고 좋은데, 내 살 냄새랑은 조화는 잘 안 되는 것 같다. 이 향이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부담스러웠다. 분사력도 좀 떨어진다.

소엽= 보습력은 품평 제품 모두 좋았다. 베네피트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향이 아니다. 특히 평소 쓰는 향수랑 섞이니 부담스러웠다. 전형적인 미국 향이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록시땅
혜영 “막 샤워한 듯 상큼하고 시원”
영주 “온몸에 뿌려도 향 금세 사라져”

록시땅 시트러스 버베나 바디 스플래쉬
버베나(허브)·레몬·자몽·향나무 향이 새콤한 과일향을 낸다. 버베나는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걸 사용한다.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했는데 인기가 좋아 1년 내내 나오는 정규제품이 됐다. 150mL 7만 5000원.

정= 지금까지 저가의 파우더향 미스트만 써봤다. 이렇게 향이 다양한지 몰랐다. 품평 제품 가운데 록시땅 향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패키지도 너무 예쁘다. 바디미스트는 향수와 달리 힐링해주는 느낌이 있다. 뿌릴 때 기분 좋고, 편안해지는 효과라고 할까. 록시땅은 향은 물론 패키지까지 예뻐 기분을 좋게 한다. 분사력도 적당하다.

소엽= 리프레시 해주는 느낌이 강하다. 무겁지 않다. 얼마 전 수영장에 들어가서 수영 후 바디로션 대신 뿌렸더니 피부에 윤기가 흐르더라. 가벼운 바디로션을 원한다면 대신 써도 좋겠다.

혜영= 가볍게 분사되서 좋다. 아침에 뿌리면 막 샤워하고 나온 듯 시원하고 상큼한 향이 나서 좋다. 그리고 샴푸나 화장품 등에서도 모두 향이 나는데 록시땅은 이런 향과도 잘 어우러진다. 패키지는 예쁘기는 하지만 너무 커서 한손으로 뿌리기엔 불편했다.

형수= 유리 용기와 색이 예뻐 호감이 갔다. 향도 마음에 들었다. 아주 상쾌하고 신나는 시트러스 향이다. 피부에 많은 양을 뿌려도 전혀 끈적이지 않고 싹 흡수돼서 여름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싶었다. 바로 이 점이 한계이기도 하다. 가을에 쓸 수 없을 것 같다. 또 용기가 예쁘긴 하지만 유리라 무겁기도 하고 자칫 놓치면 깨질 거라는 우려도 있다. 또 유리병은 굉장히 신경써서 만들었는데, 분사구 닫는 뚜껑은 너무 성의없이 보인다.

민희= 패키지가 예뻐서 보자마자 호감도가 높았다. 향 역시 레몬 같은 상쾌한 향이라 좋았다. 하지만 분사력은 비오템보다는 좀 떨어진다. 또 용기가 유리라 떨어뜨리면 깨진다는 생각에 좀 불안하다. 뚜껑도 딱 맞게 닫히는 게 아니라 허술하게 씌우기만 하는 거라 불안해 보인다.

경희= 록시땅과 비오템 모두 시트러스 계열이라서 처음엔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계속 써보니 록시땅은 리프레시 효과가 강하다. 뿌리는 순간 눈이 반짝 떠질 정도다. 그런데 유지력이 떨어진다. 아침에 뿌릴 때는 향이 굉장히 좋아서 하루 종일 은은하게 몸에서 향이 계속 났으면 좋겠는데, 점심도 되기 전에 향이 사라지더라. 또 비오템과 비교하면 향이 좀 단순하다. 남자들은 좋아하지만.

혜영= 맞다. 확실히 남편이 록시땅 뿌렸을 때 제일 좋아하더라.

영주= 상큼한 향이라 뿌리자마자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온 몸에 뿌려도 2~3시간도 안돼 향이 금방 없어진다. 그래서 차라리 밤에 샤워한 후 침대 위 허공에 좀 뿌렸더니 상큼하고 기분 좋게 잘 수 있더라. 패키지가 커서 불편하기도 했다. 그래서 세로로 쥐어서 뿌렸다.

비오템
민희 “향·분사력 모두 시원 시원”
정 “뿌리자마자 첫 향이 너무 강해”

비오템 오 비타미네 바디 미스트
오렌지·레몬·자몽의 과일향에 프리지아와 인디언 자스민, 화이트 릴리 등 꽃향을 가미했다. 비타민E 등이 가벼운 보습 효과를 낸다. 비오템은 ‘오 비타미네’뿐 아니라 ‘오 오시앙’ ‘오 뷰르’ ‘오 프레쉬’ 4가지 미스트가 있는데, 그중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다. 100mL 4만8000원.

민희= 분사력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곧고 길게 나가는 게 좋다. 그래서 향뿐 아니라 뿌려지는 소리까지도 리프레시 해주는 느낌이다. 손에 잡히는 그립감도 좋아서 뿌리기 편리하다. 뚜껑도 견고하다. 향은 내가 대학 다닐 때 유행하던 ‘겐조’의 시원한 향을 떠올리게 하더라. 끈적이는 여름에 뿌리면 아주 상쾌했는데, 이것도 비슷하다. 유지력도 록시땅보다는 좋다. 하얀 옷 위에 뿌려봤는데 얼룩도 안지더라. 패키지는 투명해서인지 깔끔한 느낌이다.

혜영= 처음에는 향이 강한 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잔향이 시원하게 남아 오래가더라. 향수를 뿌릴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또 한번에 많이 나와서 온 몸에 뿌리기에 편했다.

형수= 패키지와 향 등 여러 면에서 비오템과 록시땅이 비교가 된다. 향은 비오템이 가장 화장품 같았다. 다른 건 체취를 잡아주며 리프레시 효과를 낸다면, 비오템은 향수를 그냥 살짝 희석한 것 같은 향이었다. 향은 약간 아쉬웠지만, 분사력은 가장 탁월했다. 안개미스트처럼 조밀한 입자가 풍부하게 뿜어져 나와 몇 번만 펌핑을 해도 몸 전체에 골고루 분사됐다. 분사력이 좋아서인지 펌핑 후 체온이 약간 떨어진다고 느낄 정도로 시원한 감이 상당했다. 패키지는 유선형 유리병이라 떨어뜨릴까 걱정됐다. 반면 뚜껑은 상당히 견고해 안정감이 있었다.

정= 분사력이 좋다. 또 패키지도 견고해 좋았다. 그런데 향이 마음에 안 들었다. 뿌리자마자 너무 강하다. 잔향은 좋은데 처음 향이 세다. 내가 좋아하는 향도 아니다.

영주= 분사력이 가장 좋다. 다른 품평 제품은 좀 가벼운데 이건 묵직하면서도 입자가 곱고 넓게 쫙 뿌려진다. 향은 확실히 좀 강하다. 약간 매운향이 난다고 해야 하나. 뿌리자마자 코에 확 들어온다. 물론 몇 분 지나면 코를 자극하는 매운향은 날아가고 좋은 향만 남지만.

경희= 록시땅보다 비오템은 좀 더 복합적인 향이 난다. 처음 뿌리는 순간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체취랑 합쳐져 은은한 향이 난다. 오래 가기도 하고. 바디미스트 기능을 제대로 하는 거라고 본다. 보습력도 있더라. 피부가 촉촉했다. 패키지도 예뻐서 욕실을 빛내주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소엽= 분사력이 세서 오히려 별로였다. 바디미스트를 여러 번 나눠 뿌리는 걸 선호하는데 한번에 확 나오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유분이 있는지 바른 후 피부가 보들보들해지긴 한다. 그래서 손으로 문지르지 않으면 뿌린 직후엔 약간 번들거린다. 향은 뭔가 록시땅보다 과하거나 덜하거나 하는 느낌이었다.

정리=안혜리 기자
섭외 및 진행=윤경희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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