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 노자 내라"횡포|병원영안실 인부 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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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얼마 전 사촌동생의 사망소식을 듣고 난생 처음으로 병원영안실에 가볼 기회를 가졌다. 연습이 끝나고 입관한 뒤 관의 뚜껑을 닫을 순서에 이르렀을 때 염을 하던 사람들이 이를 지켜보는 유족들에게 백지를 접어 나눠주며 고인의 천당으로 가는 노자를 넣으라는 것이었다.
영혼의 저승길에 여비란 말이 우습긴 했지만 고인을 위한 것이라면 하고 너도나도 주머니를 털어 약2만원 가량을 넣어줬더니 그들은 돈을 빼서 자기들 주머니에 넣고 백지만을 관속에 넣는 것이었다. 내심 고소를 금치 못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장지에 가서는 하관 후에 칠성판을 덮고 청실홍실을 넣으려는 순간 인부 한 명이 칠성판 1장을 들고 또 다시 저승길 노자를 내라는 것이었다. 날씨도 춥고 눈보라가 치는 궂은 날씨니 서둘러 일을 끝낸 뒤에 별도로 수고비를 주겠다고 설득했으나 막무가내였다. 결국 1만여 원의 연금이 걷히었지만 그들은 고함을 지르며 적다고 앙 탈을 부렸다. 그 노자 역시 고인의 모 속에는 한푼도 들어가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병원에서나 장지에서나 소정의 비용을 충분히 지급했는데도 이같이 슬픔 속의 횡포가 자행되는데는 쓴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현재훈 (충남 홍성군 홍성읍 고암리3구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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