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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의 고교생들 방학 이용 교환 방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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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소백과 노령의 험준한 준령도 영·호남을 잇는 고교생들의 뜨거운 우정의 흐름을 가로막지 못했다.
전남도 교위와 경북도 교위, 양도「유네스코」협회가 겨울방학을 이용해 마련한 영·호남 고교생 교류는 대구시내 고등학교 2학년생 81명(남학생40명·여학생41명)이 26일 6백여리 길을 가로질러 광주에 도착, 2박3일 동안 자매결연 한 광주시내 학생들 집에서 민박하며 서로의 생활풍습 등을 배움으로써 우정의 가교를 놓았다.
『먼길 오느라 고생이 많았겠구나.』
26일 영하의 추위 속에 험한 산을 가로질러온 대구 학생들을 반기는 광주고교생들은 뜨겁게 손을 맞잡은 채 만남을 반가와했고 대구 학생들도 첫 대면이 전혀 생소하지 않은 듯 다정한 미소로 대했다.
환영식에 이어 꽃다발과 기념품도 교환됐다.
고재종 전남도 교육감은 환영사를 통해 『오늘의 만남이 일시적인 행사가 안되도록 앞으로도 계속 우정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여 젊은이들의 가슴속에 가로막힌 벽부터 헐어버리자』고 말했다.
28일까지 광주학생탑·충장사·광주박물관·송광사 등을 돌아보며 서로 다른 문화풍속을 보고 배운 김현철군(17·경북고교2년)은 『너무나 짧은 일정이 아쉽다』며 왜 일찍 이런 기회를 만들지 못했나 후회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김군과 결연한 김용균군(17·광주일 고2년)도 『억센 경상도 사투리가 이번처럼 정답게 들린 적은 없다』며 2박3일만의 이별을 못내 아쉬워했다.
곧 대구를 방문하여 똑같은 「스케줄」을 갖게될 광주여고 2년 김경신양(17)은 벌써부터 가슴을 설레며 대구의 풍속·문화유적 등을 묻는 등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28일 정성이 담뿍 담긴 아침상을 마주한 영·호남 학생들은 아주 헤어지는 것이 아님을 확인하려는 듯 내일의 변함없는 우정을 거듭 강조하곤 했다.
「유네스코」전남협회는 이번 학생교류가 계속 꽃피게 하기 위해 겨울방학은 물론 여름방학에도 상호방문을 실시할 예정이며 학생들간의 편지왕래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김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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