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에서 「석유 식량」까지…|선진국 기업들 피나는 기술 개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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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선진 각국의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한 피나는 기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로운 전자 제품이 나오면 1년 이내에 다시 새로운 상품이 나오는 등 요즘같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 시대에는 「아차」하는 순간 기술 개발에서 뒤지면 다시 만회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상액의 10%에 가까운 연구비를 투입해 가면서까지 그 분야의 선두 자리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77년도에 미국과 일본에서 연구 개발비를 많이 쓴 회사들을 보면 (매상대 연구비) 일본 무선 (전기)이 15·2%, 과연화학 (제약) 10·0%, 「훌히트·패커드」 (전기) 9·2%, 「업존」 (제약) 9· 0%, 「플라로이드」 8·4%, 「머크」 (제약) 8·4%, 「후지쓰」 (컴퓨터) 6·9%. IBM (컴퓨터) 6·3%등이다.
이들 회사들의 대형 연구비 투입은 결과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시대를 열게 되는데 이들이 주력해서 개발하는 상품 분야를 점검해 본다.

<화학·섬유>
화학에서는 석유 단백 개발에 주력을 쏟고 있다.
석유에서 단백질을 생산해 사료 및 궁극적으로는 대체 식량으로 쓰려는 계획은 앞으로의 식량 부족과 관련, 무한한 시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제너럴·일랙트릭」사는 석유를 먹고 단백질을 생산하는 「박테리아」를 합성, 이미 특허를 얻었으며 소련은 저질이지만 이미 연산 1백만t의 생산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엔지니어링·플래스틱」 (공업용)도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자동차의 차체 등 금속이나 목재를 대신하게 될 이 합성수지는 특히 미국이 앞서있다.
지금의 「실리콘」에 비교되는 만능 물질 비소수지, 자동차나 가전 제품에 쓰이게 될 「폴리에스터」 계통의 수지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계>
기계 분야의 주력은 역시 마이크로 프로세서 (컴퓨터)와 연결되는 기계들로 산업용 「로보트』·선반 등의 금속 공작 기계다.
앞으로 산업 생산에 혁신을 가져올 「로보트」는 지금은 단순 노동을 맡고 있지만 점차 다목적용으로 쓰기 위한 개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일반 공작 기계는 어떻게 「마이크로 프로세서」와 연결시키는가가 연구의 중점이다.
어떤 기계나 지금의 전자 기기를 내장시켜 주면 고 능률을 낼 수 있는데 삼차원의 공간을 정확히 움직이면서 가공을 하는 기계, 완벽한 조립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자동 절단 기구 등 연구하는데 따라 수만종의 기계가 나올 수 있다.

<전자>
전자는 역시 「컴퓨터」가 주력 분야다. 「컴퓨터」 중에도 「칼륨」「조셉슨」 접합자 등 소재 분야에서 큰 경쟁을 하고 있다.
영하 2백70도 근처인 극저온에서 사용되는 「조셉슨」 접합자는 전력의 소모를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어 초능력 「컴퓨터」의 탄생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액정 표시판도 이용 분야가 무한할 것으로 보고 그 이용도를 찾고 있다.
전자 시계 및 계산기 등에 숫자 표시판으로 쓰인지는 오래 됐지만 이제는 휴대용 TV의 화면에까지 쓰이고 있다. 일본의 「내셔널」과 「히따찌」는 이미 평면으로 된 액정 화면의 초소형 TV를 개발하고 나아가 「컬러」화 연구에 들어갔다.
가정용 통신인 「팩시밀리」도 연구 대상. 전화선이나 별도의 선을 통해 집에서 「프린트」기를 통해 신문과 같은 각종 정보를 받아 볼 수 있는 「팩시밀리」는 일본 일부 지역에서 실험 전송되고 있다.

<자동차>
자동차의 주안점은 적은 기름으로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는 경제차의 개발과 안전도 개선이다.
경제차의 개발은 자동차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과 「엔진」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에서 연구중이다.
합성수지 차체와 「타이어」는 50% 정도까지 차체의 무게를 줄여 35%의 연료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엔진」의 개선은 경량화도 연구중이지만 「세라믹」 (도자기)으로 만드는 「엔진」이 가장 치열한 경쟁 분야다. 「엔진」을 철에서 단단한 도자기로 바꿀 경우, 열로 없어지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지금의 28%인 「엔진」 효율을 48%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전도 개선은 역시 「컴퓨터」와 연결된 것. 차가 사람이나 어떤 물체와 충돌될 것 같은 경우에는 자동 「브레이크」가 작동, 사고를 피하는 연구가 진행중이다. <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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