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단체 선거 열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박종화 회장의 별세로 회장이 공석인 예술원과 예총·「펜·클럽」등 한국의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각 단체는 지금 그 단체의 장을 뽑는 선거열등에 휩싸여 있다.
지난 11일 문인협회 총회를 시작해 2월말까지는 모든 단체의 장을 뽑는 총회가 끝나게 되어있다. 문학·예술단체의 선거는 비단 그 단체의 장을 봅는 선거뿐 아니라 각 산하단체의 분과 협회 선거까지 곁들이고 있어 이 단체들이 치러야할 선거는 대충 30여 차례나 된다.
이 선거를 놓고 출마자들은 불꽃 튀기는 경쟁을 벌이고 있어 문화·예술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고 특히 산하 협회선거엔 선거대책 사무소를 차리거나 자파 세력끼리의 단합대회를 갖는 등 극성파도 있어 더욱 눈길을 끌게 한다.
예총은 현 회회 이봉내씨가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혀 자연히 새 사람으로 바뀌게 됐다. 현재 새 회장으로 출마한 사람은 영협 이사장인 신영균씨(54) 뿐.
이밖에 음협 이사장인 조상현씨 등이 출마하지 않나 하는 얘기가 돌고있지만 막상 본인도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 아니라 주위에서도 전혀 움직임이 없어 아직까지는 신영균씨 .단독 출마로 굳어지고 있다.
신씨는 출마와 함께 서울에서의「국제 영화제」개최, 사재 1억원을 기금으로 한 예술인 자녀 장학금, 25개 전국지부 육성 등의 공약을 발표, 각 협회는 물론 지방에서까지 상당히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이미 70년에 예총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배우협회회장·영협 이사장, 그리고 지난해엔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펜·클럽」은 현 회장 모윤숙씨와 부회장 이가형씨가 맞붙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당초「펜·클럽」은 1월초 총회를 치를 예정이었으나 모씨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총회가 미뤄지고 있다.
두 사람이『회장에 꼭 당선되겠다』고 나서고 있는 형편이라 올해의 문학·예술 단체로선 가장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고있는 셈이다.
이밖에 부회장(3명)엔 손문희(작가) 전광용(작가) 성기조(시인) 문덕수(시인·문학 평론가)씨 등이 나서고있어 회장 못지 않은 열띤 경쟁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박종화씨의 갑작스런 작고로 공석이 예술원 회장 후임자도 곧 결정을 해야한다. 현재 예술원은 아직 후임자를 결정할 선거 등의 일정을 전혀 짜놓고 있지 않으며 이 때문에 누가 새 원장에 나설는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현 부회장인 김동리씨가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회장 직무를 대행할 것이며 또 김씨가 그대로 회장선거에 출마, 새 회장이 되지 앓겠느냐는 얘기가 의원들 사이에 오가고 있다
예술원 회장의 임기는 2년이며 박종화씨의 잔여임기는 1년5개월(82년 6월) 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