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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일 만의 해후|인질 비스바덴 도착하던 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비스바덴(서독)=이근양특파원】○…석방인질 도착과 함께 「라인마인」 미 공군기지와 「비스바덴」 미 공군병원은 대낮처럼 환하게 밝혀진 조명 속에 석방 인질들과 일부 가족들의 감격적인 해후장면이 기지 활주로에서 연출되었으며 1천5백여 명의 각국 보도진들이 역사적이고 감격적인 도착 장면을 보도키 위해 대혼란마저 일으켰다.

<프레스·센터>
인질 도착에 앞서 서독 「헤센」 방송이 인질을 태운 「에어·알제리」기가 「테헤란」 공항을 이륙했다는 「뉴스」를 보도하자 이때 기지 안의 제435 미 전략수송단본부에 대기중인 미국 영접준비단과 보도진들은 만세를 부르며 일시에 흥분 속에 휩싸였다.
19일 하오부터 석방 인질이 도착한 21일 하오까지 전략수송단본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엔 서독 사상 일찌기 볼 수 없었던 최대 규모인 1천여 명의 취재기자들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8대의 대형 「트럭」으로 만들어 놓은 촬영대엔 2백여 명의 TV 「카메라·맨」과 사진기자들이 영하 3도의 추위도 잊고 취재에 여념이 없었고 일부는 출입저지선을 뚫고 석방인질 쪽으로 달려가려다가 경비병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병원>
석방인질이 수용된 「비스바덴」 미 공군병원으로부터 약 50m 떨어진 응급병동 출입문엔 30명의 헌병이 삼엄한 경비를 폈고 출입문 밖 도로 위에는 5백여 명의 기자들이 몰려 대혼잡을 이루었다.
미국 NBC와 서독의 ARD 등 각국 TV반은 자가발전자동차까지 동원시켜 열띠 보도 경쟁을 벌였으며 특히 병원 당국은 기자의 위장잠입을 막기 위해 미국인 이외의 근무요원을 모두 귀가시키는 등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다.
병원 당국은 석방인질을 맞기 위해 응급병동 일대에 희망과 단결을 상징하는 노란색 「리번」을 매달아 놓았다.

<인질수송기>
석방인질이 도착한「라인마인」 기지는 「프랑크푸르트」 공항과 인접되어 있는 미 공군병원은 6백50개 병실과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유럽」 내 최대의 미 군용종합병원이다.
석방인질을 수송할 『날으는 「앰뷸런스」』는 DC-9기를 개조한 병원기로서 현재 12대가 미 공군에서 취역 중이다. 공식 명칭은 C-9 「나이팅게일」이며 승무원 8명, 시속 5백㎞, 항속거리 3천7백44㎞, 그리고 40명의 보통환자 또는 30명의 중환자를 수송할 수 있는 병원기다.

<알제리>
○…인질 52명을 태운 「알제리」 비행기는 갑자기 쏟아진 폭우 때문에 「알제」 예정 도착시간 보다 25분쯤 늦게 착륙했다.
「크리스터퍼」 전 미 국무차관 등이 공항 귀빈실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도착한 인질수송여객기에서 두 명의 여자 인질(「카디·쿠브」와 「일자자베드·앤·스위프트」)이 그들의 머리에 노랑 「리번」을 꽂고 서로 팔짱을 낀 채 함박웃음을 만면에 가득 띤 채 인질 가운데서 제일 먼저 천천히 「트랩」을 내려왔다. 이어서 남자 인질들이 역시 웃으면서 「트랩」을 내려섰지만 공식 환영행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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