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와 한자리에|새해의『스타』이종경과 박진관 감독 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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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 남자배구 사상 최초의 2m선수인 이종경(19·경북 사대부고 2년)은 강만수·이인·정강섭 등 주전 대표선수들의 잇단 퇴진으로 세대 교체의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 남자 배구가 올해 승운을 건 주사위다.
지난해까지 남자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 불모의 한국 남자 배구를 세계4위까지 끌어 올렸던 박진관 감독(50)도 이 자랑스러운 후배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태릉선수촌에서 이종경을 만난 박진관 감독은『기대가 커, 기대가 커』를 연발하며 손을 꼭 쥔다.
박=대표선수로 뽑혔다고 자만해선 안 돼. 대 선수가 되기 위해선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야.「팬」들이 항상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돼.
이=배구를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기초부티 착실히 다져야죠.
박=지금은 기술보다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 더 시급해.
그 체력 갖고는 위력적인「스파이크」가 나올 수 없지(박진관 감독은 현재 이종경의 체중이 84kg인데 적어도 80kg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열심히 해야지.
이=체력부족은 누구보다도 저 자신이 더 실감하죠. 그래서 선배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서키트·트레이닝」에 보내고 있어요. 그런데 배구는 할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박=물론이지. 다른「스포츠」도 마찬가지지만 하루아침에 기량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야. 아직 나이도 있고 하니 너무 조급히 서두르지 말고 선배들보다 두배 이상 노력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할거야.
경북사대 부고에 입학하면서 배구를 시작, 구력 2년만에 최연소 국가대표 선수가 된 이종경.
장신 고갈에 허덕이는 한국 남자 배구에서 2m의 신장 때문에 지난 한햇 동안「주니어」대표(2월)에서 국가대표(11월)로 급 성장했고 오는 3월「월드·컵」배구예선(홍콩)이 첫 시험대가 되고 있다.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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