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cm 첫눈에 마비된 수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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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은 여전히 눈에 약했다. 아침 일찍 대설주의보가 내려지고 하루종일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는데도 당국은 물론 거리를 누비는 차량들은 거의 무방비상태로 눈의 기습을 받았다.
퇴근길의 시민들은 차를 잡지 못해 영하의 추위 속에 발을 동동 굴렀고 웬만한 길목은 서로 먼저 가려는 차량들로 꽉 메워져 피난길의 무질서를 연상케 했다.
비상근무에 나선 당국은 차량통행이 뜸한 비탈길만 지켰고 방송마저도 교통정보는 한 줄도 내보내지 않아 2∼3시간씩 차 속에 갇힌 승객과 운전사들을 더욱 답답하게 했다.
폭설이라고는 하지만 불과10여m의 첫눈에 겪은 소동치고는 너무 심했다.

<고속터미널>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의 경우 평상시 밤 10시30분이면 막차가 도착하던 것이 3일에는 평균 2∼3시간씩 연착, 밤 11시부터 4일 새벽 2시50분까지 39대의 경부선 버스가 도착하는 바람에 1천5백70여명의 승객이 통금시간에 귀가했다.

<교통사고>
눈이 내린 3일 하루동안 서울시내에서는 교통사고가 평소보다 50%나 많은 90건이 발생, 4명이 숨지고 5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대부분의 운전사들은 이날아침부터 내린 함박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데다 하오부터 기온이 급강하해 폭설이 그대로 빙판으로 변할 것을 예기치 못해 「스노·타이어」나 「체인」등을 준비하지 않아 사고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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