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의 가슴이 시커멓게 탄다" 박 대통령,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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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1일 경제활성화 법안을 처리하지 않고 있는 국회를 향해 “지금 과연 정치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냐, 이것을 자문해봐야 할 때”라며 “이것(경제 살리기)을 전부 정부 탓으로 돌릴 것이냐. 정치권 전체가 책임을 질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치가 국민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정치인들 잘살라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신속히 처리해야 할 법안으로 꼽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관광진흥법·크루즈법·소득세법 등 19개 법안을 회의에서 일일이 열거하며 설명했다. 법안 설명과 처리를 촉구하는 데만 A4 용지 4장 분량의 발언을 집중했다. “경제활성화 법안 중엔 청년들이 바라는 일자리를 만들 방법이 많이 있다. 일자리가 생길 수 있는 게 보이는 데도 안타깝게만 바라보고 있으니 모든 사람들의 가슴이 시커멓게 탄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모든 정책들도 정치권과 국회에서 초당적인 협조를 해주실 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가 손발을 꽁꽁 묶어놓고 경제가 안 된다고 한탄만 하고 있는 사이에 이웃 나라, 다른 곳에서는 법과 제도가 획기적으로 바뀌어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특별법·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 개정안)·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안) 등의 처리도 촉구하면서 “부패가 결국은 인명까지도 앗아가는 상황 속에서 먼저 이런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윤 일병 사망사건과 김해 여고생 피살사건 등 최근 반인륜적 범죄와 관련해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본질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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