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배추·양념 량 충분하다|김장감의 작황과 값을 알아본다-작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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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올해는 김장용 야채인 무우·배추가 전국적으로 크게 풍작을 이뤄 앞으로 느닷없이 한파가 밀어닥치는 등의 갑작스런 기후변동이 없는 한 지난해와 크게 차이 없는 안정된 가격을 유지할 것 같다.
고추도 냉해로 초기에는 익지 않은채 떨어졌지만 후반에는 일조량이 늘어 평년작에는 이르고 마늘도 대체로 평작이라 김장철에 크게 값이 치솟지는 않을 전망이다. 반면 오랜 장마로 생산량이 크게 준 소금은 지난해에 비해 60% 이상, 젓갈류의 값도 50%이상 올라 고추 마늘을 제외한 양념 값의 부담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 것 같다. 서울시는 오는 11월1일부터 12월25일까지 지역별로 약2백 개소의 김장시장을 개설토록 허가하여 운영케 할 예정인데 본격적인 김장철은 입동(11월7일)이 지난 후인 11월 중순 깨부터가 될 것 같다.
올해 무우·배추·고추·마늘의 작황은 평년수준을 넘어 김장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다.
쌀과 함께 흉작이 예상됐던 가을소채가 풍작을 이룬 것은 9월 중순 이후 날씨가 좋아지고 비가 적당히 내렸기 때문이다.
배추의 경우 올해 전국적인 경작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3만2천ha에 생산목표량은 2백75만7천t
파종기인 8월10일께부터 하순까지 장마와 이상 저온, 또 수해까지 겹쳐 금년배추농사를 크게 망치는 듯 싶었으나 9월 중순 이후의 순풍호우 덕분으로 풍작으로 바뀐 것이다.
올해는 특히 기온이 낮고 비가 많아 진딧물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병충해가 적고 예년에 없이 배추가 깨끗하다.
올 배추 농사는 목표인 2백75만t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배추 중 김장에만 쓰이는 것은 전 생산량의 62%정도인 1백72만t. 나머지 38%중 20%정도는 김장 전에 소비되고 18%정도가 저장용으로 쓰인다. 따라서 농수산부는 앞으로의 기상조건이 크게 변하지 않는 한 배추의 물량은 충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우의 작황도 배추와 비슷하다. 올해 3만3천ha를 경작, 1백62만3천t을 생산할 계획이었는데 작황은 이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비해 김장용 무우의 수요량은 생산 추정량의 57%인 92만t 수준. 따라서 43%나 되는 70만t정도가 김장이외의 용도로 쓰이게 된다.
정부는 생산농가에서 적당한 양을 보관했다가 값이 좋아지면 팔라고 권유하고 있다.
해마다 채소농사가 잘되면 고추·마늘은 흉작을 이루었는데 올해는 고추·마늘 사정도 좋다.
고추는 올해 13만2천ha를 재배해 12만t을 생산할 계획. 지난해 생산량 11만2천t과 도입량 5천t을 합한 것 보다 3천t가량 많은 양이다.
최근의 정밀조사 결과 생산 추정량은 13만5천t으로 나와 김장소요량 12만t보다 1만5천t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고추는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예년만 못해도 재배면적이 워낙 넓어 생산량이 늘어났다.
이밖에 지난 초여름 이미 수확이 완료된 마늘 사정도 넉넉하다. 올 김장에 필요한 마늘의 양은 약2만4천t 정도인데 실제생산량은 이보다 10배가 넘는 25만3천t에 이르러 오히려 과잉생산이 문제가 되고있다.
우리나라의 마늘 생산량은 77년 15만6천t, 78년 16만6천t이었다가 지난해에는 35만t을 생산, 값이 하락하는 바람에 재배농가가 큰 손해를 봤었다. 그러나 올해는 적당한 풍작으로 음식점에서도 마늘 인심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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