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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하늘 출입금지 … 러, 서방 제재 보복 검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앞으론 유럽이나 아시아권 도시를 오가는 항공 여행이 더 오래 걸리고 더 비싸질 수도 있다. 러시아가 시베리아 영공 통과를 막을 수도 있어서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6일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유럽 항공사들이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걸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경제지 베도모스티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교통 당국과 항공사 등과 이 같은 대책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었다.

 1970년 대 이후 열렸던 시베리아 하늘길이 40여 년 만에 닫힐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게 될 경우 유럽항공사들은 중동의 페르시아만 영공이나, 알래스카를 경유한 북극 상공으로 운항해야 한다. 지금보다 4000㎞를 더 날아야 해 1회 비행 당 연료비 등으로 3만 달러(3100만원)가 추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도 손실이 없는 건 아니다. 국적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로선 연간 3억 달러에 달하는 영공 통과 수수료를 날리게 된다. 그럼에도 이런 강수를 검토하는 건 서방 제재의 여파를 절감하고 있어서다. 특히 크림자치공화국 노선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 포함된 아에로플로트의 저가항공사 도브롤요트가 5일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게 계기가 됐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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