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육사는「이스트·포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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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로스앤젤레스지사】미국서부지역의 유력지인「로스앤젤레스·타임즈」는 최근 한국의 육군사관학교를 미국의 육사와 비교하며 한국육사가 이상적인 군사「아카데미」로서 품격과 기능을 지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육사를 미국의「웨스트·포인트」에 대칭 되는「이스트·포인트」로 비유하여 경치·사회·경제문제 등을 폭넓게 교육하며 새 지도층을 배출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이기사의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해방이듬해인 후년에 설립된, 한국의 육군사관학교는 그후 6·25동란을 치르면서 세계적 군사학교로 급성장 했다.
내용과 질 모든 면에서 미국의「웨스트·포인트」에 비겨 조금도 손색이 없을 뿐더러 보다 현실적인 특성을 갖고있다.
그것은「웨스트·포인트」와는 달리 군사교과 이상으로 정치·경제·사회등 민생전반을 폭넓게 가르쳐「엘리트」인격자를 만든다는 것이다.
「명예롭게 살자」「학문을 통한 승리」「조국에 명예를」등 세가지 교훈이 말해주듯이 이 사관학교생도들은 철두철미 조국의 영광에다 삶의 지표를 두고있다.
초창기에는 고급간부의 절대적 부족으로 6개월 내지 1년간의 단기과정이었으나 52년부터 미국식4년제 정규사관학교가 됐는데 이 정규육사를 처음 나온 생도들이 오늘날 한국의 새로운 지도층으로 현 전두환대통령도 그 중의 한사람이다.
이들 새 세대중의 한사람인 육사교장은 모교가 정치학이나 국제정치학 등에도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정치적 조작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정부와 군부간의 이론적인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민은 지난 역사에서 전우 9백여 회에 걸쳐 외침을 받았었고 지금도 호전적인 북한 집단과 대치 중에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보위는 지상과제며 육사의 교육도 이런 맥락에 따라「멸공의 안보」에 두고있다고 말했다. 처음「웨스트·포인트」의 엄정한 규율을 본받았던「이스트·포인트」였으나 오히려 주객이 전도 된지 오래다.
금연·금주는 물론이고 육체단련을 위해 졸업 때까지 군사무예인 태권도나 유도·「펜싱」등 기본무술의 유단자가 돼야한다.
해마다 3백 명의 졸업생이 배출되어 전체 군 간부의 10%를 맡고 있다. 이학교의 알찬 교육과 생도들의 뛰어난 기량은 지난 58년이래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1백27명이 석사학위「코스」를 밟았고 62명이 박사학위를 따낸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학교가 배출된 생도들의 미덕은 시민적 정치의식에 대한 깊은 이해며 이것이야말로「웨스트·포인트」와의 큰 차이점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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