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의 권위지들 경품 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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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TV와 로컬 신문에 밀려 고전을 겪는 서독의 전국지들이 경품까지 내걸며 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사 내용만 좋으면 무조건 팔린다』는 종래의 판매 전략을 과감히 버리고 도서에서부터 가방·취사 기구까지 내걸며 독자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경품부 독자 유치전의 특징은 이른바 권위지가 그 주역인데다가 경품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것. 경품 전쟁에 뛰어든 주요 신문을 보면 「디·벨트」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지」 등 조간지와 디·차이트 등 주간지-.
논설 한줄이면 온 정계가 떠들썩한 일류지들이 체면불구(?)하고 경품 판매에 뛰어들었다는 게 문제의 초점이다.
경품은 기존 독자가 신규 독자를 유치했을 때 준다.
「디·벨트」지가 경품 판매에 선수를 쳐 50마르크(한화 약l만7천원)상당의 자사 발간물을 경품으로 내놓자 라이벌인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지」는 괴테·실러·톨스토이 전집류로 대항하기에 이르렀다. 뒤질세라 「디·벨트」지는 도서류 이외에 재빨리 여행용 가방과 취사기구까지 등장시키며 백화점식으로 확전, 난전에 불을 붙였다.
「디·벨트」지의 물품 공새에 타사들도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
지성의 대변지라는 디·차이트지는 서류가방으로 독자를 유치중이며 그밖에 많은 신문들은 백화점 경품권에서부터 신문통에 이르기까지 기발한 아이디어로 독자 확보에 안간힘이다.
이 결과 어느 신문이건 최소 주 1회 정도는 부록을 발행하는 것도 독자 유치 광고전의 일환이다. 되도록 주부의 읽을 거리를 대량 소화해 주부 독자를 파고들겠다는 것이 부록의 목표인 셈이다.
신문전쟁으로 표현되는 경품 판매의 효과에 대해선 아직도 회의적이라는 게 각사 판매 담당의 말.
그러나 TV와 지방지에 계속 독자를 빼앗기는 전국지의 입장이고 보면 그나마 경품 공세만이 돌파구라는 설명이 된다.<본=이근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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