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때 물 속에서 사경을 헤매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대전】지난 22일의 수해때 경북문경에서 물속에 고립된 32명의 주민을 「헬」기로 구출한 미공군 및 해병장병8명과 한국공군장교1명 등 9명이 25일 김무연 경북지사로부터 정부의 보국훈장과 도지사감사패를 받았다.
이들이 구출한 주민들은 문경군 가은읍 왕능리의 25명과 영순면 속곡리의 7명.
지난 22일 상오 3시쯤 낙동강 지류의 범람으로 이들 마을이 물에 잠겨 미처 대피치 못한 주민들이 지붕위에서 구조를 요청하자 경북지사는 공군 제3975부대에 지원을 요청했다.
공군에서는 다시 부근기지에 훈련차 와있는 「오끼나와」주둔 미해병 제1항공여단소속 462「헬」기 대대에 협력을 요청, 「헬」기 조종사 「D·T·스큐레스」중위 등 미해병 6명과 통역겸 작전장교인 한국공군 이만휘중위(28)등 7명의 구조대가 4시20분쯤 CH53 수송용 「헬」기(50인승)로 현장에 출동했다.
문경읍에 들러 안내를 맡을 조성순 군산림과장(54)과 문경경찰서 경비과장을 태운 구조대는 4시40분쯤 왕능리 현장에 도착, 쏟아지는 폭우속에 위험한 저공비행을 하며 주민들을 찾았다.
교회꼭대기·전신주·민가지붕 등에서 손을 흔드는 주민들을 발견한 「헬」기는 한쪽 바퀴만 물 속의 땅에 닿게 하고 반은 허공에 떠 있는 곡예착륙을 한 후 장병들이 밧줄을 몸에 감고 물속을 헤엄쳐 1시간30분 동안 주민을 하나하나 구해냈다.
25명을 모두 구한 구조대는 이들을 읍내에 내려놓은 후 다시 속곡리로 향해 과수원 원두막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7명을 구출했다.
작전에 걸린 시간은 2시간 남짓. 6시50분 「헬」기는 가은읍 공설운동장으로 몰아왔다.
이들의 공로에 보답하기 위해 김지사는 정부에 포상을 장신, 훈장을 수여하게 됐다.
수강자는 다음과 같다.
◇보국훈장포상자 ▲미해병 제462「헬」기대대 「D·T·스큐레스」중위(28) ▲「J·B·플루크」중위(28) ▲「E·B·핸셜」중사(37) ▲「K·A·존즈」장병(22) ▲「샌더스·마크」 상병(20) ▲「E·랜대고」 일병(20) ▲공군제○○전투비행단 이만휘중위(28) ◇도지사 감사패 수여자 ▲미제1해병항공여단 「찰즈·T·맥블럼」중령 ▲미267「헬」기 대대 「G·A·로스」 중령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