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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우리, 이익보다 나눔 … 멀리 가려 함께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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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나이지리아?케냐 등 아프리카 지역의 정보기술(IT)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IT 기술을 전파하고 취업과 창업을 돕는 ‘삼성 테크 인스티튜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정부와 경제·사회 분야 개발 파트너로 협력을 하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썼다.

최신 정보기술(IT) 제품과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까지 도입해 교육·구직·전자정부·보안·의료 등 5대 분야에 걸쳐 ‘스마트 정부 솔루션(Smart Government Solution)’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 프로젝트는 삼성전자 이외에도 삼성물산·삼성SDS·삼성테크윈 등 관련 계열사들도 참여하는 그룹 차원의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태양광 패널을 부착한 컨테이너에 노트북·전자칠판 등을 구비한 ‘태양광 인터넷 스쿨’을 보급한다. 청년들에게 IT 기술 교육을 실시해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삼성 엔지니어링 아카데미’를 아디스아바바 공과대학 내에 개설한다. 또 의료 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태양광을 전력으로 사용하는 이동식 의료 시설인 ‘태양광 헬스 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대정부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IT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차량 식별, 교통정보 제공 등의 도시 관리·감독 솔루션도 공급한다. 이 밖에도 에티오피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IT 파크 조성과 의료환경 개선 사업인 스마트 헬스 사업 분야에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패러다임이 사회적 책임(CSR)에서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로 옮겨가고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회공헌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해, 기업의 경제적 이윤과 사회·환경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 낸다는 기업경영 철학이다. 이는 곧 ‘지속가능경영’으로 통한다. 이는 단순히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나누는 차원이 아니라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책임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해 공생하는 길을 찾아야 기업이 생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시대가 요구하는 지속가능경영을 소홀히 해 고전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나이키는 1990년대 해외 공장에 어린이들을 고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악덕기업’이라는 지탄을 받았다. 맥도날드는 햄버거가 비만을 발생시킨다는 비판과 도전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반면 일부 글로벌 선두기업들은 이 같은 시대적 요구를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일본의 도요타는 가스-전기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했다. 이후 하이드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는 차가 됐다. 유니레버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저가의 위생용품과 개인용품들을 판매해 전체 수익의 35% 이상을 거둬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일찌감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1996년 신년사에서 “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기업도 사회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며“사회에 대한 실질적 공헌과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적 신뢰와 공감을 획득해 나감으로써 좋은 기업, 사랑받는 기업의 이미지가 사회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지속가능 경영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1995년 ‘지속가능발전 세계기업가협의회(WBCSD)’가 발족했고, 2002년 다보스포럼에서는 46개 다국적 기업이 글로벌 기업의제로 논의하기도 했다. 듀폰 회장을 역임한 채드 홀리데이는 2005년 1월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10년 내, 아니면 더 이른 시일 내에 우리는 성공적인 글로벌 기업의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지속가능성을 기업 경영에 얼마나 잘 적용했는지 여부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매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보고서를 만들어, 이해관계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2년 3월 ‘지속가능발전 기업협의회(KBCSD)’가 발족한 이래 삼성전자·현대자동차와 같은 대기업들이 지속가능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발간한 ‘2014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지난 한 해 해외 각 지역별로 나눔경영 프로그램을 운영해 2012년 대비 93% 늘어난 1144억 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사회복지에 2154억원, 학술교류에 1537원, 국제교류에 1145억원, 문화예술에 44원, 상생협력에 62억 원을 썼다. 특히 교육분야 대표 나눔 프로그램인 스마트스쿨은 전 세계 383곳에서 실행했으며 328억원을 지출했다. 또 청소년 직업 지원 프로그램은 23 개 프로그램을 실행해 65억원을 썼다. 전사 나눔문화 확산을 위한 임직원 봉사도 크게 늘어났다. 참가 인원은 2012년 대비 33% 늘어난 28만2840 명이었으며 봉사 시간은 전년 대비 24% 늘어난 106만여 시간이었다.

협력사 교육도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동반성장 차원에서 지난해 6월 상생협력아카데미 교육센터를 설립하고 협력사 임직원에 대한 교육을 지원했다. 국내외 협력사에 대한 경영일반·전문기술·현장관리 교육 인원은 2012년 5261 명에서 2013년 7980 명으로 증가했다. 재활용 제품 사용 확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등 녹색경영을 위해 2012년 4915억원보다 늘어난 5820억원을 지난해 썼다.

현대자동차는 올 3월 발간한 ‘2014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현대차의 지속가능경영 5대 중요 이슈인 ▶친환경차 개발 ▶저탄소사회 조성 ▶글로벌 인재육성 ▶국내외 준법지원체계 마련 ▶협력사 해외동반진출을 얘기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친환경차 기술 선도, 보급 확대와 차세대 신시스템 개발을 통해 현대자동차의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며 “현대차는 경제적 성과를 기반으로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고 이를 고객과 함께 나누며 성장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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