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합격한 영광의 얼굴들|직장가지며 공부한 학생가장|가난해도 시험만 치면 수석|수석 합격한 조재연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정말 뜻밖입니다. 수석은 우연일 겁니다. 기쁘기보다는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분들께 고마움이 앞섭니다.』
제22회 사법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조재연씨(24·서울정능2동164의17)의 수석소감.
금년에 성대법학과를 졸업한 조씨는 덕수상고·방송통신대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성대법대 편입시험·사법고시 수석합격등 지금까지 모두 4번을 수석으로 합격한 수석 4관왕.
강원도 묵호가 고향인 조씨는 아버지 조봉준씨(74년사망)가 목재상을 하다 파산하자 충북제천으로 이사, 가시밭길의 고학이 시작되었다.
중학2년의 어린 나이로 학비는 물론 가족의 생계를 도맡아 신문배달·가정교사 등을 하면서도 배움의 의지를 꺾지 않고 꾸준히 공부했다.
충북제천중을 졸업하던 71년 서울로 이사, 덕수상고에 입학한 조씨는 어머니 김분녀씨(65)와 동생 성남양(22)과 함께 서울서대문구현저동 산비탈에 당시 2천5백원짜리 삭월세방을 얻어 살면서도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졸업후 워낙 가난한 가정형편이라 대학진학을 포기,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방송통신대에 입학했다.
이때부터 가장·행원·학생의1인3역을 해야만 했다.
개년2월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한 조씨는 그해 3월 성대법대(야간)에 수석으로 편입학,「법관」이 되기 위해 착실히 공부했다.
조씨는 지난해 4월 첫번째 응시, 실패한 뒤 금년 두번째에 수석의 영광을 얻은 것.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