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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큰 반응에 부담 컸어요"|산동네 무대로 서민들에 큰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서민층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샀던 TBC-TV의 매일연속극 『야, 곰례야』가 17일로 끝이 났다.
79년6월 첫 회가 방영된 이래 11개월 2백70회만에 대단원의 막이 내린 셈이다.
이「드라마」를 집필했던 여류작가 나연숙씨(34)는 그동안 1만1천여장의 원고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써내러 갔다. 지치고 피곤했기 때문일까. 나씨는 16일 아침 일찍 훌쩍 서울을 벗어나 여행을 떠났다.
『처음 이「드라마」가 이렇게 큰 반응을 얻을지는 생각도 못했어요. 차차 반응이 전해졌고 그 반응은 내 어깨를 누르는 무서운 압력으로 나를 지배해 왔어요』라고 나씨는 말했다.
『야, 곰례야』는 서울변두리종점지대 산동네가 무대다. 그 동네에 사는 생선장수·대장장이·파출부·주방장·배차주임·전파사·가수지망생·솜틀장수·편물아줌마·종점다방「마담」등 주인공 24명이 펼치는 삶의 집념과 애환이 남의 얘기같지 않은 친근감으로 서민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드라마」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미「로스앤젤레스」에서도 방영,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다. 주3회 방영시간엔 교포상가가 거의 철시를 하고 남자들도 귀가를 서두른다는 것. 이런 인기 때문에 일본매일신문은 이례적으로『야, 곰례야』와 나씨를 크게 보도하기도 했다.
나씨는 이 「드라마」집필중 곧잘 상계동과 천호동 변두리 서민지대를 여러 차례 답사, 그들의 모습을 취재하기도 했다.
나씨는 『나는 욕심이 많아요. 그리고 내가 갖는 특유의 섬세함과 치밀함이 이 작품을 성공으로 이끈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나씨는 충주생. 서라벌예대문예창작과를 거쳐 72년 KBS-TV의 『사랑의 훈장』으로 「데뷔」했다. 그 뒤 『제3교실』『언약』『부부』등으로 이어지면서 8년 동안 고뇐 작업을 해왔다. 77년 치과의사와 결혼, 아직 아기는 없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새로운 집필의욕이 생기겠지요.』 나씨는 활짝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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