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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대입] 면접·구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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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면

2004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시 모집의 비중이 커지자 덩달아 면접.구술고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수시 1학기 모집에서 지원자 가운데 경희대 26.9%, 고려대 29.6%, 연세대 22%, 이화여대 16%, 한양대 28.5%가 학생부 성적은 앞섰으나 구술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했다. 면접.구술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수시 1학기 모집이 6월 3일 시작되므로 지금부터는 면접.구술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면접.구술 출제 경향=지난해 수시에서는 시사성 있는 소재를 담은 문제와 영어 문제가 많이 나왔다. 이러한 경향은 올해 수시 모집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국제 분야에서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북한 핵 문제가 우선 꼽힌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는 전쟁의 명분과 미국의 실리, 언론보도의 문제 등도 관심을 가져야 할 소재다.

사회 분야에서는 대구 지하철 참사.로또 복권 열풍.인간 복제와 윤리성.검찰의 정치적 중립.미군 장갑차 사건과 촛불 시위 문제 등이 출제 가능한 시사성 있는 소재다.

최근 발생한 교장 자살 사건에서 비롯된 교육계의 갈등이나 교육시장 개방도 쟁점 사항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신용 불량자 양산,대기업의 회계 부정과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정치 분야에서는 행정수도 이전 등에 대해 관심을 둬야 한다.

하지만 실제 문제는 시사적인 소재들을 활용할 뿐이고, 내용을 자세히 물어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컨대 지난해 수시 2학기의 경우 구술 주제로 청계천 복원 사업이 다뤄졌으나 환경에 대한 개발론과 보존론의 입장에 바탕을 둔 심도 있는 답변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 밖에 교양적인 기초가 갖춰져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오고 있다. 이화여대의 경우 '봉건제의 다원주의와 현대의 다원주의 차이'를 묻는 문제는 근대와 전근대 사회의 차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답하기 힘든 문제다.

자연계열 심층 면접에서는 필기 고사나 일반 면접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수학.과학 능력 평가가 이뤄진다. 단편적인 공식의 암기나 적용은 거의 출제되지 않는다. 대신 종합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통한 문제 해결력을 중시한다.

지난해에는 실제 생활에 물리나 화학.생물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시사 문제와 연관시킨 문제들이 많았다. 부동액을 넣는 이유, 축구공이 휘는 원리, 인간 복제, 축구공을 차 올렸을 때 최고점에서의 운동 에너지와 위치 에너지 비율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어떻게 대비하나=면접.구술고사의 출제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벼락치기 대비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단기간에 암기한 단순한 지식을 나열하는 정도로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는 것이다.

지원하려는 대학의 기출 문제를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김영일 중앙학원장은 "연세대와 고려대 등은 비교적 평이한 수준의 질문을 하는 반면 서울대.한양대 등의 구술 시험은 대체로 까다롭다"고 말했다. 인문계열 수험생은 신문.잡지 등을 통해 시사적인 쟁점들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특정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차를 정리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자연계열 수험생은 학과 공부 중 익힌 과학적 지식을 실생활에 접목시켜 분석해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또한 구술 고사에서 영어 제시문이 나오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단순한 독해 실력 외에도 시사적인 감각이 요구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쯤 영자신문 사설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밖에 면접에서는 수험생 3~4명이 함께 치르는 집단 토론 면접이 일반적이므로 짧은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훈련이 요구된다. 진지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실제 면접시험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매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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