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특공대 90명, 헬기-윤송기14대로 잠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테헤란」 대사관 인질구출작전은 24일 새벽2시 (한국시간25일 상오7시)에 개시됐다.
야밤을 틈탄 이 특공작전은 「이집트」의 「카이로웨스트」기지를 출발, 「바레인」과 「아라비아」해의 미해군항모 「니미츠」호를 거쳐 병력과 비행기가 「이란」영토 안으로 잠입함으로써 시작됐다.
지형 비슷한 사막서 22번 예항연습
이번에 동원된 병력은 미국방성 직속의 특수부대 「델터·팁」요원으로 알려졌다. 「델티·팀」은 「푸른빛」이라는 암호명으로 불리는데「게릴라」전투부대로 「노드캐럴라이나」 주의 「포트브래그」에 기지를 둔 4백∼5백명의 단위 부대다.
이번 계획은 2주일 전 「카터」가 지시하면서 구체화됐다. 미국은 이에 대비, 이미 국내의 「이란」과 비슷한 지형을 가진 사막 지대에서 수개월간 22번 연습해 왔다. 이번 작전은「데이비드·존즈」합창의장이 미국 최고 지휘관으로서 국방성 안의 비밀지령실에서 직접 지휘했다.
90여명의 병력 외에 C-l30 「허큘리즈」수송기 6대와 「헬리콥터」8대가 동원되었다.
동원된「허큘리즈」수송기는「이집트」를 출발, 「바레인」에서 급유한 뒤 「이란」 동북부 「타바스」와 「야즈드」시 중간 지점으로 갔다.
모든 작전지시는 영내 상공을 비행중인 미공중경계통제기(AWACS)로부터 내려지고 있었다.
「헬리콥터」들은「아라비아」해에 배치된 항모 「니미츠」호를 출발, 역시 사막 지대인·재급유 장소로 출동했다.
미국 정부는 아직 병력과 동원 항공기의 경로를 완전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소식통들은 수송기들이 「바레인」을 경유, 사막 한가운데의 재급유 기점으로 비행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하임·해르조그」 「이스라엘」 군 전정보국장은 「페르시아」만의 「이란」해안은「레이다」 기지가 있어 미군항공기의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파키스탄」국경 부근의 사막지대 상공을 경유, 사고 지점에 도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한 「아마추어」 무선사는 특공대의 비행기가 「카이로」를 떠나「바레인」을 경유, 「이란」내로 잠입하면서 지상 통신소와 교신한 내용을 녹음하는 등 사전에 탐지하기도 했으나 작전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사고 지점은 「헬리콥터」가「테헤란」까지 비행하기 위한 재급유장소로 면밀한 검토 끝에 선정된 곳이었다.
이곳은 사막 지대이긴 하지만 암염이 깔린 비교적 땅이 단단한 곳이자 인적이 드문 곳이다. 또 「테헤란」과는 3백50km의 동남쪽 가까운 거리이고, 「니미츠」호로부터는 8백km의 거리가 되는 곳이다.
「니미츠」호에서 「라시트·에·루트」사막을 거쳐 사고 지점까지는 약 8백km, 여기서 「테헤란」까지는 약3백50km로 역시 「다시트·에·카비르」사막 위를 날아가기 때문에 비교적 유리한 「테헤란」 접근 통로이다.
14대의 항공기와 90명의 특공대, 그리고 조종사 등 승무원들이 이 암염이 깔린 평야 지대에 도착한 것은 한밤중인 새벽 2시30분이었다.
그러나 작전은 「헬리콥터」가 「니미츠」호를 떠나자마자 불길한 조짐을 보였다. 한대가 고장을 일으켜 곧 「니미츠」호로 돌아갔다.
또 한대는 사막 지대로 가는 도중「엔진」고장으로 불시착했다. 다른 「헬리콥터」가 탑승자를 구하려고 착륙됐으나 사고난 「헬리콥터」가 불이 붙어 타고 있던 특공대원 4명이 불에 타 숨지고 일부만 옮겨 탔다.
한밤중 아무 눈에도 띄지 않고 작전하려 한 것은 거꾸로 특공대에게는 불행의 요인이 되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허큘리즈」수송기와 「헬리콥터」 1대가 서로 충돌한 것이다. 「헬리콥터」는 수압 장치가 고장을 일으켰다. 이 사고로 4명이 다시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재급유 지점에 미리 내린 특공대원들도 마침「타바스」와「야즈드」국도를 지나가는「이란」「버스」를 정지시키고 승객 50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들 인질은 특공대가 철수한 뒤 곧 풀려났다.
인질들은, 나중에 미특공대들이 착륙했던 곳에서는 몇 대의 「허큘리즈」수송기와「헬리콥터」가 착륙해 있었는데 수송기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지프」와「오토바이」 등이 밖에 나와 있었으며 「헬리콥터」들은 재급유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들 「지프」와 「오토바이」 등은 「테헤란」에서 인질구출작전 때 사용될 것이었다.
이들 장비는 철수 때 시체와 파괴된 「헬리콥터」 및 수송기와 함께 모두 포기했다.
미군특공작전 당시 현장을 지나던 많은 「이란」인들은 최소한 27대의 미군용기 잔해를 목격했다고 밝히고 자신들이 미특공대에 한동안 잡혀 있었으나 미군기 한 대가 돌연 화염에 싸이는 바람에 탈출했으며 미특공대에는「이란」인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란」인 인질들은 미특공대원이 밤하늘을 향해 공포를 1발 쏘자 곧 「헬리콥터」한대가 착륙했으며 이어서 잇단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송기와 「헬리콥터」의 충돌로 인해 가동이 가능한 「헬리콥터」는 5대로 줄어들었다.
특공대의 계획에는 최소한 6대의 「헬리콥터」가 작전에 가담할 수 있어야 작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 있었다.
따라서 이 같은 사고 보고를 받은「카터」대통령은 즉각 특공작전을 중지하고 철수를 명령했다.
원래 특공대의「이란」내 작전시간은 3시간으로 정해져 있었다. 그러나 사고로 인해 장비와 사망자를 버려둔 채 철수하면서도 소요된 시간은 4시간이었다. 실패 이유는 미군 최고 사령부와 인질구출 특공대지휘관간의 교신을 소련이 전파로 방해한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영군사전문가들이 25일 말했다.
미국 하원의 「존·F·세이버링」의원 (민·오하이오)은 이번 작전이 실패한 원인은 「헬리콥터』조종사가 사막의 폭풍 때문에 현기증을 일으키고 방향감각을 상실했기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헬리콥터」 중 1대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모래폭풍 등 악조건 때문에「엔진」고장을 일으켰다.
이번 작전은「마일즈·코폴랜드」 전미중앙정보국(ClA) 정치작전 참모장이 작전 5일전에 공개한 인질구출 계획과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워싱턴·포스트」지에 실린 그의 계획도 「테헤란」에서 「헬리콥터」의 작전거리 내에 1차 집결지를 두고 여기서 작전 상황을 추적,「워싱턴」에 수시 보고하며 만약 일이 잘못되면 철수 신호를 보내도록 되어 있다. 「코폴랜드」계획에 따르면 특공대는 이 집결지에서「테헤란」에 가까운 위치로 이동, 여기서 인질구출을 위한 최종 공격을 펴는데 제1 「그룹」은 「이란」민간인으로 가장, 미대사관 주변으로 가 항의 군중 속에 끼고 제2「그룹」은 「이란」군인으로 위장, 대사관 주변지역으로 침투한다.
이때「이란」공군 표지를 한 3대의 「헬」기가 대사관 구내로 침투, 인질을 빼 오도록 되어 있는데 공격개시 전에 인질과 억류 학생들을 기절 또는 구토케 할 비치명적「가스」를 살포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란」군으로 가장한 특공대의 임무 중에는 대사관 구내와 통하는 모든 통신망을 장악하는 것이며 인질을 태운 「헬」기들은 일단 안전지대로 대피한 후「이란」밖으로 공중 탈출하거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우호적인 「이란」인들의 도움으로 육로 탈출하게 되어 있다. 【외신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