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방비…마지막 5분을 못넘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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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태식의 통쾌한 KO승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김상현이 6일만에 비참한 KO패로 「타이틀」을 장식, 한국「프로·복싱」은 1주일만에 희비가 교차했다.
WBC 「슈퍼라이트」급 「챔피언」 김상현(25)은 미국의 「사울·맘비」 (33·동급1위)의 변칙 「복싱」에 말려 고전은했으나 마지막5분을 무사히 넘기지못하고 14회1분44초만에 KO패, 「롱·런」의 관문인 3차방어전에서 좌절됐다.(23일·장충체)
이로써 김상현은 78년12월30일 「무앙수린」(태국)에 13회 KO승, 「챔피언」이 된이래 1년2개월 만에「타이틀」을 넘겨줬으며 한국은 다시 박찬희(WBC) 김태식(WBA)등 2명의「플라이」급 「챔피언」만 보유하게됐다.
김상현은 13회까지 채점에선 1백25-1백24(주심 영국의 「깁스」) 1백25-1백23(부심 미국의「스틸」(1백7-1백26(부심 일본의 우후)등 모두 1∼2점씩 앞서고 있었다.
김상현은 이날 「맘비」의「스괴드」에 눌린 데다 「레프트·잽」을 너무 무방비로 허용한 것이 화를 자초했다.
받아치기가 특기인 김은 초반 소극적으로 나가다 5회부터 적극공세를 펼쳐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으나 머리를 내밀고 교묘히 잡는「맘비」의 변칙 「복싱」에 고전을 면치못했다.
「맘비」는 7회에 「버팅」으로 감점을 당하고 8회엔 주심 「깁스」씨가 「맘비」의 「세컨드」에게 머리를 숙이지 말도록 하라고 경고까지하는등 열세에 몰렸다. 그러나 김상현은 7회부터「버팅」 당한 왼쪽눈위가 찢어지면서 고전의 늪으로빠져 상대적으로 체력마저 달려 허덕이다 14회에 「링」가운데서 「원·투·스트레이트」를 맞고 KO패를 감수해야했다.
김상현의 패인은 허술한 수비와 체중조절의 실패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번대전은 WBC지명경기여서 이면계약이 없는 것이 원칙이나 김상현의 세계「타이틀」의 재도전은 가느다란 희망이 남아있기는 하다. 「맘비」는 오는 5월4일 일본의 「가메다·아끼오」(귀전소웅·23)와 1차방어전을 벌이도록 「옵션」이 체결되어있다. 이 대전에서 「맘비」가 이기는 경우엔 김상현의 재도전은 무산된다. 그러나 「가메다」가 승리하는 경우 2차방어전을 김상현과 벌이도록 되어있다고 전호연「매니저」가 밝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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