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과 교류 없었다 이재문피고인 남민전 깃발 직접 만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남민전」사건 두번째 공판이 5일 상오 10시 서울형사지법 대법정에서 서울형사지법합의13부 (재판장 문형택부장, 강완구·김학대판사)심리로 열려 이재문피고인 (45·전대구일보기자)에 대한 검찰의 직접신문을 계속했다.
이재문피고인은 남민전관련피고인 가운데 일부가 조총련과 접촉, 북괴에 접근하려 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남민전회원 가운데「크라운」물산에 재직하던 안용웅이 자금마련을 위해 일본에 건너간 것은 사실이나 조총련과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고 그후 안용웅이 귀국후 일본에서는 김일성주의 사상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활발하다는 말을 듣고 자신도 북괴방송을 통해 김일성대학 강좌를 4주 동안 청취, 김일성사상에 대한 학습을 한일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피고인은 또 김일성에게 보내는 보고문 작성에 관해서는『임헌영피고인에게 보고문을 작성하라고 지시, 임피고인이 초안을 만들었으나 그후 안용웅이 다시 작성, 자신은 안이 만들어온 내용을 이문희피고인에게 베끼도록하여 보관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회원들에게는 북괴공산주의 학습을 직접 시킨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피고인은 남민전상징깃발 작성에 대해 『자신이 독창적으로 고안해서 만든 것』이라고 공소사실을 시인했다.
이날 두번깨 공판에는 관련피고인 73명 가운데 이피고인을 비롯, 김승균(40·일월서각대표) 임헌영 (38·문학평론가)등 20명만이 출정했다.
재판부가 20명만 분리 심문하는데 따라 피고인가족들의 방청을 제한하지 않자 피고인들의 가족·친지 1백50여명이 방청했다.
이보다 앞서 4일 열린 첫공판에서 이재문피고인은『민주세력을 규합,「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와「한국민주주의 투쟁위원회」를 만들어 반정부세력을 확대하려한 것은 사실이나 폭력으로 정권을 타도할 계획은 없었으며 민중의 자발적 봉기를 통해 정부를 전복시킨후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국가를 건설하려했다』고 말해 『사회혼란과 폭력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건설을 기도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 일부를 부인했다.
이피고인은 또 『74년 인혁당사건때 이미 사형이 집행된 도예종·서도원 등과 자신이 만난 사실조차 없는데도 만난 것으로 되어 인혁당 재조직을 획책했다는 이유로 수배된 것을 알고 인혁당사건이 조작된 것으로 확신, 이들에 대한 구명운동을 폈다』고 진술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