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물가 어떻게 감당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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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환율과 금리인상이 발표된 12일 시민들은 뒤따를 물가파동을 걱정했다. 일부시장 상인들은 원자재값의 인상등 원가상승 때문에 물가가 오를것을 예상했는지 벌써부터 주요생필품을 내놓치 않고있으며 금은방 귀금속류값이 뛰었으나 거래는 거의없었다. 암「달러」골목에서도 2, 3일전부터 거래가 거의 끊긴가운데 암「달러」시세는 계속 오르기만 했다.
정부발표는 환율인상으로 7%정도의 물가인상이 예상된다고 했으나 상인들은 20%이상의폭이 될것이라고 내다봤다.
봉급생활자들은 환율인상으로 앉아서 또 월급이깎인셈이라며 적자가계를 우려했다.

<시장상인>
환율인상「뉴스」가 전해지자 시장상인들은 삼삼오오씩 짝을 지어 경기침체와 물가파동등을 우려하며 우울한 표정이었다.
시장에 나왔던 주부들도 물건은 사지않은채『물가인상이 될텐데 무엇을 사둬야할지 모르겠다』며 돈을 가지러 집으로 되돌아가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수유동 남한시장사장 안옹영씨(58)는『환율인상으로 앞으로6개월간은 시장경제가 위축될것 같다』면서『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시장상인들의 자금이 달리고 있는 이때에 환율을 인상한것은 자금압박을 가중시킬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대문시장 남경상회 장영표씨(29)는『환율인상으로 가격인상이 될터인데 앞으로 장사하기는 더어려울것 같다』면서『대「메이커」에서는 환율인상에 대한 대비를 해놓았겠지만 영세 상인인 우리들로서는 갑자기 당하는 일이라 어리둥절할 뿐 대책을 세울길이 없다』고말했다.

<봉급생활자>
일손을 놓은채「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던 봉급생활자들은『앉아서 월급을 도둑맞은 기분』이라고 씁쓸해했다.
강원산업직원 조문제씨(28)는『1백원 가까이 환율이 인상되면 월급생활자는 현재봉급에서 20%정도가 깎이는 셈』이라며『올해는 월급인상폭마저 적다는데 환율인상으로 실질적인 인상은 이뤄지지 않는것이 아닌가』며『다른 물가에도 자극요인이 될텐데 생활이더욱 어렵게 될것같다』고했다.

<금은방>
금은방에는 사자는 사람도 팔겠다는 사람도 없어 거래가 중단된 상태.
서울소공동 정금사금은방주인 김기중씨(37)는『요즘「홍콩」가격이1돈쭝에 3만5천60원(온스당6백달러)인데 국내도매가격은 5만2천원ㆍ소매가격은 5만7천원으로 두배가까이 높은 시세이기때문에 환율이 올라도 인상폭만큼은 오르겠지만 국제시세가 있기때문에 6만원선에서 안정세가 될것 같다』고 내다봤다.
상인들은 요즘같은 불경기에 환율인상으로 금값이 다시 오르게 되면 거래는 더욱 뜸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상오10시 인상발표가 있자 금은방들은 일단 거래를 정지하고 새로운 시세가 형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암달러 골목>
서울 남대문시장일대와 명동·신세계백화점옆등 암「달러」골목은 환율인상설이 나돌던 2, 3일전부터 거래가 완전히끊겼다. 암「달러」상들은 인상발표전1「달러」에 6백10원선이던「달러」시세가 인상폭만큼은 오르지않겠느냐면서 오늘은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월요일쯤이 돼야 새로운시세가 형성될 것같다고 했다.
신세계백화점옆 암「달러」상 한씨아줌마(52)는『최근 환율인상설과 함께「달러」를 사려는 사람은 부쩍 늘었으나 팔물건이 없었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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