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총장 18년…「입장」을 뒤바꾼 자리로|김옥길 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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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야 다 좋아지는거야』 허허한 웃음 속에서 그는 서슴없이 누구와도 얘기하려하고 그러나 쉽사리 자기 뜻을 내보이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옛날에 잘못한건 하나도 생각 안나고 잘한 일만 기억이나니 회고록 같은 것 쓸사람이 못돼요』 드물게 그는 저서 한권없는 「유명인사」다. 지난 9월 18년간의 이대총장자리를 스스로 재촉해서 물러났다.
24시간 대문을 열어놓고 찾아오는 손님에겐 특유의 빈대떡과 냉면을 대접하는 푸근한 열굴, 그를 만나면 언제나 끝이 유쾌해진다고들 말한다. 해방후 여성으로선 두번째 장관.
항상 관의 제약만 받아온 사립대학총장자리, 그런 속에서도「문제교수」동생 김동길박사와 함께 구속자 가족들을 불러 냉면을 나누고, 「데모」때문에 눈물도 많이 흘렸던 그가 이제 「관」의 자리에 바꿔앉아 과연 어떤 방향에서 길할 것인가에 특히 대학인들의 눈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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