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윤 23초만에 '벼락 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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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노상래(33.대구 FC)가 팀을 수렁에서 건져냈다. 종료 직전 노상래의 오른발에서 터져나온 그림 같은 강슛은 승리 예감에 들뜬 광주 상무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 골은 상무 선수들의 가슴도 함께 뚫었다. 상무 선수들은 전원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13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경기에서 신생팀인 대구와 광주는 서로를 첫승 제물로 삼았지만 결국 1-1로 비겨 첫승의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경기의 주도권은'라이언 킹'이동국과 신예 조재진을 앞세운 광주의 몫이었다. 광주는 전반 33분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김종천이 길게 스로인한 볼이 수비수 몸에 맞고 흐르자 김병채가 그대로 차넣어 기세를 올렸다.

광주의 거친 공격에 흔들리던 대구는 후반 종반 들어 갑자기 살아나기 시작했다. 대구는 양쪽 날개와 가운데를 두루 활용한 날카로운 공격을 쉴새없이 퍼부었다.

종료 3분 전 박성홍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강하게 찬 슛이 아깝게 골대를 벗어났으나 경기 종료 직전 수비수가 잘못 걷어낸 볼이 후반 11분 교체돼 들어간 노상래의 오른발에 걸리면서 볼은 골문 왼쪽을 파고들어갔다.

안양 LG와 부산 아이콘스도 1-1로 비겼다. 부산은 1993년 일본 J-리그에 진출했다 올해 돌아온 노정윤이 역대 프로축구 두 번째로 빠른 시간인 전반 23초에 골을 넣었으나 후반 36분 안양의 새내기 이준영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대전 시티즌은 전북 현대와 득점 없이 비겨 네경기 연속 무패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12일 경기에서 성남 일화는 부천 SK를 4-2로 완파하고 개막 후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선두 독주 체제를 갖췄다.

전반 2분 이기형이 35m 프리킥을 꽂아넣어 기분좋게 출발한 성남은 샤샤가 두 골, 김도훈이 한 골을 보탰다. 부천은 최거룩과 윤정춘이 한 골씩을 넣었으나 5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대구=진세근 기자,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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