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고동|NICS(신생공업국군)와 그 주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본사 특별취재반, 동남아경제권 현지취재>
79년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보고서는 NICS(Newly Industrializing Countries=신공업국가군)라는 새로운 분류를 했다. 개도국에서 한발 벗어나 본격적인 공업화로 가고있는 나라들-. 「아시아」에선 한국을 비롯한 자유중국 「싱가포르」「홍콩」등이 이에 속한다. 「아시아」의 선진국 일본도 몹시 신경을 날카롭게 하고 이들 NICS를 경계하고 있다. 본사는「아시아」의 NICS를 중심으로 날로 비중을 더해 가는 동남아경제권을 재평가하기 위해 지난 9월초부터 1개월 간 특별취재반을 편성, 현지 취재를 했다. 취재반엔 ▲현영진 논설위원 ▲김두겸 동경특파원 ▲이수근 「홍콩」특파원 ▲박병석 경제부기자가 참가했다.<편집자주>
신생공업국군으로 떠오른 「아시아」4개국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천연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인적자원을 활용하여 급속한 공업화로 줄달음칠 수밖에 없었고, 수출에 힘을 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제는 중공업·정밀공업으로 또 한번의 비약을 하자니 기술혁신·자본축적을 통감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고임금정책, 「홍콩」의 기술합작 장려책, 자유중국의 해외합작투자진흥책 등이 모두 선진기술을 받아들여 독자적인 기술혁신을 꾀하자는 전략 등이다.
동남아제국이나 중공의 값싼 노임과 경쟁하기는 점점 어려워져가고 있다. 동남아시장을 파고드는 중공의 값싼 섬유류나 식품을 상대로 저가품을 만들 때는 지났다.

<10대 전략산업을 중점 육성>
고부가가치의 상품생산이 절실하다. 자유중국 경제건설위원회 실무책임자인 「차이」씨(전 교수·이름만은 본인의 익명요구로 가명)는 중공의 진출에 대해 『3년 후부터는 큰 영향을 입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경영이나 무역에 관한 「테크닉」은 우리를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중공의 원가개념은 인건비를 비롯, 직·간접비에 대한 것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튼 기술개발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믿는다』고 논평했다.
-자유중국의 기술개발전략은?
▲채=핵발전소·「인프러·스트럭처」확충 등 10대 전략산업을 중점적으로 일으키기 위해 값싼 노동력을 기술·기능공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기업의 기술양성소설치·직업훈련의무화를 72년에 중단했다가 금년부터 부활했다.
-자유중국이 NICS로 성장한 원인은?
▲채=소득분배가 잘되어 물가안정을 이룬데 있으며 우리의 경제계획을 세우고 집행하는 「브레인」들은 10여년 동안 같은 일을 할 만큼 변동이 없이 일관된 정책을 밀고 나온 데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에 대해서는?
▲채=우리 정부의 과장급 이상이면 한국의 환율문제가 어떻게 될까하고 누구나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한국경제성장은 젊은 패기가 추진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목표달성만이 최선은 아니며 그에 따른 부작용이 문제일 것이다. (채씨는 어디까지나 개인의견이라고 웃으면서 말하지만 상당히 날카로운 지적을 하고 있다)
-자유중국의 수출호조는 무엇 때문일까?
▲채=한국경제는 급성장을 하면서 물가가 불안하나 자유중국은 완만한 성장을 하는 반면 물가가 안정돼 있다. 또 일본은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안정돼 있다.

<브레인은 10년 간 같은 업무>
일본은 기술개발에 성공하여 국내물자수급에 영향을 줌이 없이 비싼 기술개발품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는 기술경쟁시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단시일에 대기업을 키웠지만 오늘날 「컨트롤」이 어려워 어느 종합상사가 무너지는 현상까지 일어나지 않았는가. 또 국영기업의 적자를 국민세금으로 계속 메워주는 것은 불공평한 처사다. 그렇게 얘기할만한 근거가 있다. 자유중국은 술·담배는 물론이고 주요한 중화학부문까지 대부분 국영기업이지만 적자를 내지 않는다.
71년 10월 「유엔」에서 쫓겨난 이후 금년부터는 미국과의 국교가 끊어지는 등 정치·외교면에서는 위축되고 있을지 몰라도 외자도입은 오히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수출 역시 잘되고 있다.
작년에 16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낸대 이어 금년에는 수출 1백45억「달러」·수입 1백25억「달러」의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8월말 현재 수출 1백2억3천만「달러」(한국은 93억9천1백만「달러」)·수입은 93억9천만「달러」(한국 1백32억3천만「달러」)로 계획대로 순조롭게 가고 있다.

<중화학분야는 거의 국영화>
금년 상반기 실질 경제성장률은 9.53%를 기록했다.
물론 금년「오일·쇼크」이후 상반기 중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소비자물가가 9.6%오른 「인플레」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충격이 없는 한 우리보다는 안정된 선 위에서 물가상승을 수습할 것이 틀림없다.
자유중국의 국민소득 수준향상을 말해주는 예는 「페이터우」의 위락환경을 금년 안에 정화하겠다는데 서도 찾을 수 있다.
한때 대만의 「섹스」관광지로 명성을 날렸던 이 유황온천지대가 이제는 순수한 온천시설만으로 명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나이트·클럽」이나 「바」도 자정이면 「올·스톱」한다.
대만의 명승을 찾는 관광객만이 그 곳을 찾아가야 할 시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그보다는 금년부터 자유화한 해외여행을 계기로 많은 자유중국인이 이제는 단체로 동남아 각국을 누비는 반대현상이 일고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