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우호 조화된 한중관계를|신임 주한 자유중국 정무시 대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한국과 자유중국은 무역면에서 악성적 경쟁을 피하고 「경쟁」을 「합작」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본국정부의 신문국장(문공장관 해당)·외무차관을 역임하고 외교요직인 한국대사로 부임한 정무시 신임 자유중국대사는 『한· 중 양국관계의 골격은 경쟁과 우호를 조화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다소 가냘픈 체격이지만, 지적인상을 많이 풍기는 정 대사는 매사를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대처하는 중국인 특유의 「톤」으로 양국관계의 장래를 전망했다.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한·중 두 나라가 최근 교역분야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합리적인 경쟁은 두 나라 산업의 발전에 바람직하다.
다만 피해야한다면 악성적 경쟁인데 이 문제는 양국 기업인들의 양식에 맡겨야 한다. 잘 절충이 되리라고 본다.』
-한·중 두 나라는 신흥공업국(NICS)으로 선진국들의 보호주의 무역경향에 시달리고 있다. 공동대처 방안은 무엇이겠는가.
『우선 두 나라가 살길은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품질고급화를 서두르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보호주의 장벽을 공동 극복하는 방안으로 무역정보의 교환, 원자재 및 부속품의 상호공급, 수출가격의 타협, 국제시장에서의 관세장벽을 뚫는 문제들을 진지하게 협의해야할 것으로 본다.』
-중공의 세계무대등장 후 자유중국은 대소접근으로 견제력을 회복하려 한다는데….
『우리의 기본국책은 반공이다. 우리가 소련과 접촉한다는 것은 여하한 경우도 사실무근이다.』
-「오일·쇼크」등 국제경제여건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귀국은 금년에 GNP 9%성장, 10%물가억제, 7억「달러」무역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하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가.
『우리의 경제목표는「안정 속의 성장」이다. 때문에 73년 1차 석유「쇼크」이후 꾸준히 대비를 했다. 비결이라면 일찍 장래의 난관을 예상해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자유중국이 중공의 대화제의를 거부하는 이유는.
『분명히 말하건대 우리는 절대 중공의 위정권과 접촉을 하지 않는다. 중공정권은 인민노예화정책으로 인민을 박해하고 있다. 이는 서방관광객·학자·언론인들에 의해 두루 확인됐다. 우리의 목표는 중국대륙에 있는 동포에게 자유를 회복시키는 것이다.』
미국의 주한미군철수중지가 잘된 것이라고 논평한 것 외에 정 대사는 한국의 대 중공관계 개선노력, 남북한대화의 전망 둥 정치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일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직 부임한지 얼마 안돼 그런 문제에 대해 이해가 깊지 못하다고 겸손해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