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중공방문은 주은래 친서로 성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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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김왕조 특파원】「헨리·키신저」 전 미국무장관은 71년7월 자신이 중공을 방문하게 된 것은 당시의 「닉슨」 대통령이 「야햐·칸」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미국이 대중공관계개선 용의가 있음을 전해주도록 요청, 중공수상 주은래로부터 미국의 특사를 파견토록 초청한다는 친필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비롯됐다고 24일 공개된 그의 회고록에서 밝혔다.
「키신저」 장관은 자신의 중공여행을 극비에 불이기 위해 「파키스탄」 방문중 복통을 위장했던 사설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71년 7월8일 「파키스탄」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복통이 점점 심해진다고 말했다. 「야햐·칸」「파키스탄」대통령은 이날 저녁 만찬에서 「이슬라마바드」의 더위로는 치료가 어려우니 북서국경지대의 대통령 별장에서 정양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
이렇게 해서 원래 48시간 예정이던 「파키스탄」방문일정을 72시간으로 공식연장하고 중공방문길에 올랐다.
「파키스탄」항공의「보잉」707기는 6∼7일 배경까지 시험비행, 중공측의 항법사를 비롯, 중공외교부 간부가 대기하고 있었다.
중공관리들은 미국측이 이번 방문온 중공지도자와 만나는 것이 알려지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중공지도자들에게는 54년「제네바」의 인지명화회담때 당시의 「덜레스」 미국무장관이 중공수상 주은래와의 악수를 거절한 모독이 잊혀지지 않아 그 후 여러 차례의 배경방문중 화제가 되곤 했다.
나는 이들의 질문에 대해 「이번 방문 목적은 양국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발포하는데 있으나 우선 그 전후에 관련된 사정에 관해서 합의 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답변했다.
「키신저」박사는 주은래와 1차회담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나 다음날 2차 회담은 주은래가 「키신저」에게 불평을 터뜨리면서 「닉슨」 대통령의 중공방문이 도대체 의미가 있느냐고 반박하는 등 다른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키신저」 박사는 『나는 중공이 「닉슨」의 방문을 먼저 거론했던 사설과 주은래가 제의한 사항을 하나하나 반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는 우리가 먹지 않으면 요리상에 올라온 오리가 감기 걸리겠다고 농담을 하며, 우선 식사를 하자고 말했다.
오찬석상에서는 분위기가 호전되었고 주는 다시 친절함을 나타냈다. 오찬이 끝난 후 주는 마치 미결문제는 대통령의 중공방문일자 확정문제뿐이었던 것처럼 갑자기 대통령의 방문시기를 72년 여름으로 정하자고 제의했다』고 회고하면서 「브레즈네프」 는 다루기 힘든 인물이었으나 중공지도자들은 대체로 믿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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