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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두고만 볼 수 없는 청년 실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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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청년 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경기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지면서 일자리를 향한 바늘구멍 경쟁이 더 가열되는 양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3월 중 20대 청년층의 실업률은 8%, 실업자는 37만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일할 뜻은 있으나 여건이 안좋아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실망실업자나 비정규직 취업자까지 감안하면 20대 청년 10명 중 1명 이상이 일자리가 없다고 한다.

젊은이들의 이러한 고통은 개인적인 좌절감의 차원을 넘어 국가적으로 엄청난 자원의 낭비이자 심각한 사회 불안의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걱정은 이런 청년실업이 불투명한 향후 경기 탓으로 고용창출이 어려워지면서 구조적으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더구나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인력 감축에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어 청년실업난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청년실업이 높은 것은 학력 인플레로 대학 정원이 대폭 늘어난 데다 노동시장이 요구하는 경쟁력있는 인력을 대학이 제대로 길러내주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

여기에 청년층의 편하고 쉬운 일만 찾는 근로의식도 문제가 크다. 취업난 속에 소위 3D 업종은 일손을 못 구해 외국인 고용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청년실업을 해결하려면 성장 잠재력을 키워 일자리를 늘리는 게 정도다. 그러자면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워 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둬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기업활동의 위축이나 투자를 망설이게 할 불안요인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기업 역시 눈앞의 경비 절감에만 급급하지 말고, 미래 경쟁력 차원에서 청년층의 신규 채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기업 입장에선 지금이야말로 우수 인력을 보다 쉽게 확보할 좋은 기회다.

대학 등도 기업에서 원하는 지식과 기능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쪽으로 교과과정을 바꾸어야 한다. 청년실업은 경기 침체에 따른 일과성 현상으로 치부할 단계를 넘은 지 이미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