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취하면 체내의 항체가 이겨내|최염·열두염·기관지염 등으로 분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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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요즘같은 환절기는 일교차가 심해 병원마다 감기환자가 많이 찾아온다.
감기란 묘한 것이어서 심하게 앓을 때는 항우장사 같은 사람도 꼼짝 못하게 하고 가벼울 때는 감기에 걸렸는지 조차 모르고 지날 때가 흔하다.
그러면서도 감기가 만병의 원인이라는 얘기는 안 들어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나온다. 아마도 감기에 걸렸다는 것 자체가 이미 몸이 건강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과 감기가 수반하는 여러가지 합병증·홍역·장「티푸스」·소아마비 등도 처음 발병 때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라는데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감기는 어떤 한 질병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호흡기 증세를 하나로 묶은 증후군에 붙여진 이름이다.
감기라고 하지만 의사들은 이를 분류해 적는다. 그저 감기 또는 상기도감염증이라고 쓰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나 콧물이 나오고 코가 막히는 증상은 비염으로, 목이 붓고 아픈 경우는 열두염으로 표시하며 기침이 심한 사람은 기관지염이고 팔다리가 쑤시고 열이 나는 독감일 때는「인플루엔저」라고 진찰기륵에 적는다.
이런 증상의 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감기가 전염병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지만 감기를 일으키는「바이러스」가 1백50종이 넘고, 그중 코감기를 일으키는「바이러스」만 90종이 넘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이러스」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장소를 갖고 있다. 어느 것은 목을 좋아하고 어떤 놈은 코를 좋아해 발병위치가 달라지며 때로는 자리를 바꿔서 폐렴「바이러스」가 목으로 가든기 목에서 코로 가기도 한다.
감기 중에 가장 많은 코감기는 「리노·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데 증세에 따른 환자를 보면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는 경우는 1백%, 재채기가 나는 것이 97%이고 목이 아픈 경우가 96%로 나타나고, 나른하거나 머리가 아프고 기침이 나는 것이 70∼80%에 이른다. 또 열이 나거나 오한이 오는 경우는 50%정도이며 팔다리가 쑤시는 경우는 20%밖에 안 된다.
다른 「바이러스」중에는 감기를 유발하면서 설사를 동반하게 하든가 우리가 흔히 눈감기라는 눈꼽이 끼게 된다든가 하는 경우도 있고 장「티푸스」에 걸린 것 같이 몹시 숨이 차게되는 증상을 보일때도 있다.
이렇게 여러 부위에서 여러가지 증세를 일으키는 감기에 대해 아직까지 특효약은 없다.
감기에 걸리면 초기에 무리한 과로를 피하고 안정을 취하면서 우리 몸속에 있는 항체가 이를 이겨내도륵 돕는 게 필요하다.
또 하나 약을 쓰고 안정을 취했는데도 증상에 대한 차도가 없이 3∼4일 지속된다면 단순한 감기가 아닐 수가 있기 때문에 의사의 진찰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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