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명승지 화순절벽이 물에 잠긴다|동폭수원지 확장으로 수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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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수백년동안 호남지방의 명승지로 각광 받아왔던「화순절벽」이 멀지않아 물에 잠기게 됐다.
전남 화순군 일굴면 장학리 무등산에서 홀러내리는 당곤천과 물옆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치는 곳. 절벽은 높이40여m 안벽에 태고의 이끼와 갖가지 잡목을 드리우고 철마다 암벽수목의 색깔이 바뀌는 모습을 그아래 수정같은 맑은 물이 비추어 절경을 이룬다.
절벽은 무등산의 한줄기인 용성산의 서쪽 기슭이 달천에 의해 끊겨져 병풍처럼 우뚝 멎어 이루어진 것. 지난 수세기동안 광주를 비롯한 호남지방 사람들이 연간 50여만명이 몰려 이 절경을 노래하고 그 아래서 뱃놀이를 즐겨왔던 곳이다.
그러나 광주시 인구가 현재의 70만에서 오는 80년대에는 l백만명까지 늘어나게돼 광주시 상수도 수원지인 동폭 「댐」을 크게 확장함에 따라 동갈「댐」물이 화순절벽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고 절반 이상이 물에 잠겨 멀지 않아 그 모습을 볼수 없게 됐다.
오는10월에 착공될 동폭수원지는 내의자 1백78억원을 들여 현재 저수량 3백60만t에서 1억2천2백만t으로 30배이상 규모로 늘어나게되고 「댐」높이도 현재19m에서 50m로 30m이상 높아진다.
따라서 동갈「댐」수원이 되는 동폭천상류에 있는 압천까지 저수량이 거슬러 올라가 잠기게되고 곤천물 염천이 합치는 곳에 있는 절벽의 절경이 수몰을 면치 못하게됐다.
동폭수원지 확장공사는 오는 81년말까지 완공예정이나 80년하반기 부터는 수원지 물이 서서히 불어나게돼 절벽도 이때부터 한치 두치씩 물에 잠기게 된다.
광주시 당국은 화순절벽이 완전히 수몰되는 것이 아니고 그 절반가량이 수몰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절벽의 운치는 몰이 닿는 가장자리에서부터 15m안팎의 높이까지가 가장 수목이 많고 이끼도 풍부하게 끼어있다. 그 아름다움의 중심이 물에 잠기게돼 뜻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있다.
절벽은 일찌기 조선중엽 신재라는 한 선비가 기묘신화로 화순 동위에와서 절벽을 벗삼고 시와 노래로 욺조린 적벽송이 세상에 전해져 오늘의 명승지가 되었다고 한다.
광주·화순간에「터널」이 뚫린 이후 적벽은 광주에서16km내외의 가까운 고이돼 많은 탑승객이 즐겨 찾았었다.【광주=황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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