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청부' 김형식, 철도 비리도 연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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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원대 재산가 송모씨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3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김상선 기자]

서울 강서구 3000억원대 재산가 송모(67)씨 살인교사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식(44·구속) 서울시의원이 철도공사 납품업체 대표 등으로부터 수차례 금품과 향응 접대를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3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와 서울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09~2010년 철도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인 AVT 이모 대표로부터 3000만원을 건네받았다. 당시 김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당선 후 이 돈을 되돌려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또 2012년 초 “(송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친구 팽OO라는 사람이 있는데 형편이 어려워 내가 도와줘야 한다”며 AVT 이 대표로부터 추가로 1000여만원을 건네받았다고 한다.

수사팀은 김 의원이 경찰에 체포되기 수일 전에 AVT 이 대표와 만난 사실도 확인했다. 김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 출마 전까지 6개월가량 AVT 고문직을 맡으며 월급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AVT 본사는 김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 가양동 테크노타운에 있다. 수사팀은 김 의원이 살해당한 송씨와 AVT 이 대표 외에 또 다른 철도시설물 관련 납품업체, 조명 제작업체 등 인사들과 수시로 만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정황도 포착했다.

송씨 사무실 금고에서는 김 의원은 물론 공무원 등에게 금품을 전달한 정황을 엿볼 수 있는 장부도 발견됐다. 경찰은 김 의원이 송씨로부터 네 차례에 걸쳐 받은 5억2000만원 중 일부가 아파트 구입자금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 의원과 팽모(44)씨를 각각 살인교사와 살인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글=채승기·구혜진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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