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의 과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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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스웨트, 노·스위트』라는 말이 있다. 땀을 흘리지 않는 사람에겐 기쁨도 없다는 뜻이다.
이 명언을 남긴 「새뮤얼·스마일」의 『자조론』이란 책은 대영제국의 번영을 약속해 준 근로의 복음서였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빅토리아」여왕시대는 영국의 국력이 천하에 떨쳐져 세계상공계의 패권이 온통 그들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땀의 결정이라고나 할까.
구약성경의 제1권인 창세기에도 땀 얘기가 나온다.
「아담」이 뱀의 유혹에 못 이겨 사과를 따먹자 하느님은 그를 천국에서 추방하며 이렇게 꾸짖었다.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얻어먹으리라.』 1940년 5월, 국난기에 영국수상이 된 「W·처칠」은 의회의 첫 연설에서 유명한 말을 남겼다.
『나는 오늘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습니다. 피와 고통과 눈물과 땀을 제외하고는….』 이때 의회와 국민들은 그에게 마음으로부터 박수를 보냈다.
『천재란 1%의 영감(인스퍼레이션)과 99%의 땀(퍼스퍼레이션)이다』고 말한 천재도 있었다. 발명왕 「토머스·애디슨」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이처럼 역사를 움직이는 한 방울의 땀은 99%의 수분과 미량의 소금과 질소화합물과 유산으로 되어있다. 그런 땀을 사람은 하루 평균 2ℓ내지 3ℓ씩 홀린다. 무더운 한 여름엔 하루 5ℓ내지 7ℓ의 땀을 흘리는 사람도 있다. 물론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의 땀은 더 많다.
땀 1㏄를 흘릴 때마다 방산되는 「칼로리」가 5백 85나 되는 것은 그 땀의 비중을 새삼 실감하게 한다. 체중의 10%에 상당한 땀을 홀리면 기쁨보다는 고통이 따른다. 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생리현상으로 관찰하면 땀은 체온조절의 기능을 한다. 항온동물의 경우 체온이 어느 수준을 넘으면 생명을 잃게 된다. 「듀·브와」라는 생리학자에 따르면 사람은 42도 (C)가 견뎌낼 수 있는 마지막 최고 체온이다. 따라서 땀을 흘려야 항온을 유지할 수 있다.
개·토끼·닭과 같은 짐승은 이른바 「팬팅」이라는 호흡법에 따라 체온을 지킨다. 입을 벌려 헐떡거림으로써 호흡기의 수분을 증발시키는 것이다. 호랑이·사자 등 맹수도 마찬가지다.
사람만은 온몸에 무려 2백만 내지 5백만 개의 한선(땀구멍)이 있어서 입을 벌리고 헐떡거리지는 않아도 된다. 30도(C)의 더위에선 가만히 앉아서도 그 한선을 통해 2시간에 1백∼2백g의 땀을 흘린다. 35도에선 3백∼9백g, 40도에선 1천1백∼2천3백g의 발한을 볼 수 있다. 연일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 이 불황시대에 그래도 『노·스웨트, 노·스위트』의 명언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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