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카터의 고육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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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해설>
미행정부 각료 전원과 백악관고위보좌관들의 일괄사표제출은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려있는 「카터」대통령에게 「새로운 재량권」을 주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캠프·데이비드」에서 12일동안 각계 지도자 1백50명의 의견을 들었던 「카터」는 심각한 「에너지」문제보다는 대통령과 행정부 전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의외로 형편없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했던 것 같다.
「카터」는 앞으로 수일안에, 아마도 금주안에 일괄사표에 따른 개각문제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사실 그동안 「카터」행정부안에는 각료들간에 손발이 안맞는다든가 파벌간의 불화가 심각하다는 「루머」가 난무했다.
작년에 한참「매스컴」에 오르내렸던 「밴스」 국무장관과 「브레진스키」보좌관간의 불화설, 「벨」법무·「블루멘덜」재무·「슐레진저」「에너지」장관등의 사임설, 그리고 백악관안 정치참모들의 「횡포」와 「무능력」에 관한 「소문」등은 모두 「카터」에게는 큰 두통거리였다.
또 「카터」와는 전혀 딴판으로 엉뚱한 소리를 곧잘했던 「앤드루·영」「유엔」대사도 계속 말썽을 일으켜 왔다.
특히 「카터」가 경륜있는 지긋한 보좌관을 두지않고 30대 초반의『「조지아」사단』 일색으로 백악관을 이끌어온 점은 「워싱턴」 정계중진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기 일쑤였다.
「카터」 자신은 그의 인기가 사상 최저인 25%선까지 내려감으로써 6개월후에 시작될 대통령 예비선거전에 나설 그에게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지않는 한 공화당후보에게 패배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여간 절박한 상황이 아니다.
이번의 일괄 사표제출은 「카터」자신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는 이번 개각기회를 이용해 강력한 「선거내각」으로 개편할 가능성이 많다.
일사불란한 「팀웍」을 원하는 「카터」로서는 이 기회에 몇몇 각료와 보좌관을 해임, 또는 이동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집권 30개월만에 새로 진용을 가다듬고, 항상 따라다니는 「케네디」「노이로제」에서 해방되어 3년전 중앙정치무대에 과감히 도전했던 용기를 되찾아보자는 것이 「카터」가 겨냥한 정치적 계산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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